[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26일 “외환시장에 쏠림이 발생하거나 투기적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 조치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당국의 구두개입 빈도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방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대외 여건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며 외환시장 심리의 일방향 쏠림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앞서 지난 23일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인 1345.5원까지 치솟은 뒤, 전날 1335.2원으로 내려온 상태다.
방 차관은 “최근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에 대한 신뢰 문제보다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 주로 대외 요인에 기인하며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12∼25일 사이 원화 가치는 2.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2.9%, 일본 엔화는 2.4%, 중국 위안화는 1.7% 각각 떨어졌다.
방 차관은 “한·미 간 정책 금리가 역전됐던 지난달 말 이후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유지되고 있고, 대외 건전성 판단에 보다 중요한 경상수지도 올해 상반기까지 248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므로 정부와 관계 기관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에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구두개입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환율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5일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원/달러 환율이 높지만 위기 상황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기재부 등 정부는 금융기관 외환 건전성 및 외화 자금 시장 유동성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달 중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기 위한 수출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방 차관은 또 “어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으로 국채 금리 상승 등 시장별로는 차별화된 반응을 보였다”며 “국채 상황과 미국 잭슨홀 미팅 결과 등을 모니터링하며 과도한 변동성의 경우 대응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주최로 와이오밍주 티턴국립공원 내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 정책 토론회다. 이달 25∼27일(현지 시각) 개최하는 이번 미팅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들이 참석한다.
정부가 잭슨홀 미팅에 대비해 언급한 적기 대응 수단은 긴급 국고채 조기 상환(바이백) 및 조기 상환 물량 확대,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