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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G, LIG 계열사간 '수상'한 일감몰아주기 의혹...공정위 판단은?
GS,LG, LIG 계열사간 '수상'한 일감몰아주기 의혹...공정위 판단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8.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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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창업주 7남 회사 피플웍스, LG엔솔과 LIG넥스원에서 올린 매출비중 92%
4남기업 코스모그룹은 GS건설 자이공사현장의 전폭지원 받는듯.
2남기업 L&F도 LG엔솔 거래비중 75% 달하나 일감몰아주기는 아닌듯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원래 LG는 현재 GS그룹으로 분가한 허창수 회장의 조부인 故허만정옹과도 동업관계였다. 허 회장의 아버지인 허준구 회장은 LG건설(현 GS건설)을 키워냈으며, 허 회장의 형제들 역시 LG정유(현 GS칼텍스), LG홈쇼핑(현 GS홈쇼핑) 등을 맡기도 했다.

2004년 7월 분리작업에 착수해 2005년 3월 공식출범한 GS그룹과의 아름다운 이별은 LG그룹의 대표적인 미담사례다. 구인회 회장과 동업관계였던 허만정옹의 손자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LG그룹 소속 LG건설과 LG정유, LG유통, LG홈쇼핑 등을 갖고 GS그룹으로 독립했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계속된 LG그룹의 분리과정은 다른 대기업들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그룹의 핵심적인 주력사와 사업들을 상당부분 내줘야 함에도 어떤 뒷말이나 불협화음도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GS그룹은 과거부터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가장 자주 받던 재벌그룹중 하나다. 그룹총수인 허태수 회장 등 씨 허씨 가문의 형제, 자손들이 워낙 많은데다 과거부터 총수일가의 가풍 자체가 골고루 나누고, 골고루 잘 살자는 주의에 가까웠기 때문일 것이다.

일감몰아주기가 사회적으로 여러번 문제되자 GS그룹은 의혹 대상 계열사를 매각하기도 하고, 의혹대상 계열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크게 낮추기도 했다.

그러나 무려 88개에 달하는 국내 공식 계열사들과 계열사에 속하지 않는 형제가의 방계회사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일감몰아주기나 사익편취 의혹 소지가 다분한 기업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특히 공식적으로 GS 계열사가 아닌 허씨 방계 관계사들 가운데 GS 계열사는 물론 과거 오랜 인연이 있었던 LG, LIG 그룹 계열사 등과 깊은 거래관계를 맺으며 직간접 도움을 아직도 받고있는 듯한 모양새의 기업들이 몇개 있다.

▲피플웍스 감사보고서에 등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및 LIG넥스원과의 거래관계
▲피플웍스 감사보고서에 등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및 LIG넥스원과의 거래관계

피플웍스란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경북 구미 소재 축전지 제조업체로, 작년말 자산 1,164억원, 부채 440억원에 이익잉여금이 636억원이나 쌓여있는 짭짤한 기업이다. 작년 매출 2,126억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66억원, 168억원에 달했다. 중국에도 진출, 중국의 종속법인들도 모두 이익을 내고 있다.

이익을 많이 내고, 이익잉여금도 많이 쌓여있다 보니 작년과 재작년 매년 무려 303억원에 달하는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축전지업체이다 보니 주요 거래처는 LG그룹의 2차 전지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LIG그룹의 방산업체 LIG넥스원이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은 1,609억원, LIG넥스원은 334억원의 이 회사 제품을 각각 사주었다. 이 회사 작년 전체 매출의 무려 92%에 달하는 규모다. 이 두 회사가 피플웍스를 먹여살리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플웍스의 주인이 누구인가 하면 바로 GS 허만정 창업주의 7남인 허승표(76) 일가다. 허승표씨가 이 회사 회장이고, 그의 장남 허준수(45)가 공동대표이사 사장이다. 피플웍스 주식지분은 임직원이 3명뿐인 작은 광고업체 모투스홀딩스가 100% 전부를 갖고 있다. 모투스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허준수 대표 81.29%, 허서정 5.71%씩이고, 나머지 13%는 자사주다.

허서정씨(46)는 허 대표의 친누나. 허승표 회장의 아들과 딸이 모투스홀딩스와 피플웍스를 100%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모투스홀딩스는 자회사 피플웍스가 매년 보내주는 3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바탕으로, 2020201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적이 있다. 이때 허준수 대표는 무려 187억원의 고배당을 받았다. 누나 허서정씨의 배당도 14억원이었다.

GS그룹 허태수 회장

그 이후 20년말과 21년말 연차배당은 쉬고있지만 그때 허 대표가 받은 고배당은 웬만한 재벌총수들의 연간배당액에 뒤지지 않는 엄청난 규모였다. LGLIG 계열사가 밀어준 매출로 GS 창업주의 자손 한축이 등 따뜻하게 먹고살고 있는 셈이다.

모투스홀딩스-피플웍스 그룹은 GS의 공식 계열사가 아니고 서로 지분 관계도 없다. LG, LIG와도 공식 지분관계가 없는 독립 소그룹이다. 따라서 LG에너지솔루션과 LIG넥스원이 오로지 피플웍스의 기술력과 품질경쟁력만을 따져 여러 경쟁업체들중에서 피플웍스를 선택했다면 일감몰아주기 문제가 발생할수가 없다.

그러나 혹시라도 과거 LG 구씨와 GS 허씨 가문의 오랜 인연 때문에 이런 전폭 밀어주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단속을 피해 3개 그룹이 서로 다른 그룹 제품을 사주는 밀약이 얽혀있는 이른바 교차거래의 일환이라면 더더욱 문제가 커질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IG넥스원 두 회사가 이 회사 제품을 적당한 선에서 구매해 주었다면 전혀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두 회사가 피플웍스 매출의 90% 이상과 고수익을 책임지다시피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감몰아주기냐 아니냐는 오직 공정위만이 판정할수 있다.

▲코스모앤컴퍼니 감사보고서에 공시된 공사현장들
▲코스모앤컴퍼니 감사보고서에 공시된 공사현장들

허만정 GS창업주의 4남인 고() 허신구 회장의 장남 허경수씨(65) 코스모그룹 회장은 GS지분 2.11%를 보유중인 GS 대주주중 한사람이다. 그런데도 동생 허연수(61) GS리테일 대표 부회장과 달리 GS경영에 단 한번도 참여한 적이 없다.

1981년부터 자신이 설립한 코스모그룹을 독자경영하고 있다. 지주사인 코스모앤컴퍼니를 비롯, 상장 자회사들인 코스모화학, 코스모신소재(옛 새한미디어)아 코스모촉매 등이 그 소속이다. 특히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는 요즘 각광받는 2차전지 소재업체들로,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쏟아져 매출과 이익이 급증세다. 자기 계열사나 GS계열사들에 매출을 의존할 이유가 없는 업체들이다. 업황이 호전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이들 업체들에서 배당은 받고있지 않지만 허 회장은 코스모화학, 코스모신소재 두 상장업체에서 미등기 회장 자격으로 작년에만 합계 28.8억원의 연봉도 챙겼다.

허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있는 코스모앤컴퍼니는 지주사 역할도 하지만 건설 및 전자제품유통과 스포츠용품 도소매 등의 사업도 하고 있다. 작년 별도기준 매출 136원중 49.6억원을 코스모신소재(43억원) 등 코스모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계열사 의존도가 37%나 된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중 76억원은 공사수익이었는데, 문제는 이 공사수익중 상당부분이 GS건설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 현장들과 관계가 많아 보인다는 점이다. 코스모 그룹은 2014년까지 GS 계열사로 분류되었다가 2015년 계열분리를 공정위에 신청, 지금은 GS 공식계열사가 아니다. 따라서 감사보고서에 GS계열사들과의 거래관계를 상세히 공시할 의무가 없다.

코스모앤컴퍼니 감사보고서의 현재 진행중인 공사내역 공시를 보면 자이란 이름이 포함된 공사현장들이 무수히 나온다.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이란 이름이 포함된 공사현장들의 누적공사수익을 모두 합하면 534억원에 달했다.

GS 계열사인 GS건설의 직간접 도움을 받아 자이 공사현장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건 틀림없는데, GS건설 도움으로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다. 코스모앤컴퍼니가 GS 공식계열사가 아니란 이유로,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거래란에서 GS건설과의 거래내역을 공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 사업보고서에도 마찬가지로 코스모앤컴퍼니와의 거래내역이 공시되지 않는다.

코스모앤컴퍼니 감사보고서상의 공사현장 숫자로 보아 작년 이 회사가 올린 공사수익 76억원의 거의 대부분은 GS건설 자이 현장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계열분리했음에도 허신구-허경수 가문의 코스모그룹은 여전히 GS그룹으로부터 적지않은 도움을 받고있다고 봐야하는 대목이다.

▲L&F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및 SK이노베이션과의 장기공급계약
▲L&F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및 SK이노베이션과의 장기공급계약

공정위가 이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이런 관계를 변형된 일감몰아주기의 일종으로 보고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2차전지 소재업체여서 작년부터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L&F와 새로닉스 등은 GS 허만정 창업자의 차남인 허학구 가문에서 독자경영하고 있는 소그룹이다. 허학구의 장남인 고() 허전수 전 새로닉스회장의 장남인 허제홍(46)이 현재 L&F 이사회의장이고, 동생 허제현(44)L&F 등기 부사장이다. 지주사 격인 새로닉스에 지분이 많은 형제가 이 소그룹을 현재 지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2차전지 소재인 양극활물질 생산업체인 L&F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9,707억원으로, 2020년의 3,561억원에 비해 1년 사이에 무려 3배 가까이 폭증했다. 2차전지 소재 투자부담 때문에 아직 적자이지만 영업이익은 이미 흑자전환했다. 2020년 이자보상비율 26%,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못내던 이 회사의 이자보상비율은 작년에 무려 342%까지 치솟았다. 주가도 엄청나게 급등했다.

이런 급반전이 이루어진 것은 2020년말부터 2차전지업체들인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과 체결한 대규모 제품공급계약 때문이다. LG엔솔에는 2년 동안 14,547억원, SK이노에는 27개월동안 12,175억원의 제품을 각각 장기공급하는 계약이었다.

덕분에 작년 L&F 매출중 LG엔솔이 올려준 매출비중은 무려 75%, 다소 늦게 공급을 시작한 SK이노의 이 차지한 비중은 15%에 각각 달했다. 어떻게 보면 GS 허씨 가문과 오랜 인연이 있는 LG 계열사가 엄청 도와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세계적 2차전지업체들이 이처럼 L&F 제품을 대량구매해주는 것은 친소관계보다 제품의 품질경쟁력이나 독보성 등 때문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공정위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지만 이 부분까지 일감몰아주기 의혹으로 몰아붙이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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