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기관들이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적격대출의 판매를 재개한 가운데, 일부 판매사는 취급 첫날 판매한도의 상당 부분을 소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NH농협은행은 적격대출 분기 분량의 70%를 팔아치웠으며, 우리은행은 38%를 소진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6%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 매력도가 영향을 미쳤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전날 적격대출 2분기 한도 300억원 가운데 207억원(69%)이 취급됐다. 적격대출을 취급한 지 하루 만에 분기 대출량의 상당부분을 소진한 것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1분기에도 판매 개시 이틀 만에 분기 한도 접수를 끝낸 바 있다.
이달 초 2분기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한 우리은행에서는 전날까지 분기 한도의 38%인 380억원치에 대한 접수가 마감됐다. 분기 물량 1000억 가운데 620억원 가량이 남게 됐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은행을 통해 공급하는 장기(10~40년) 고정금리대출 상품으로, 무주택자 혹은 주택 처분을 앞둔 1주택자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자는 10∼40년의 약정 기간 동안 매달 고정금리로 원리금을 갚으면 된다.
보금자리론 등 다른 정책금융 상품과 비교해 금리 수준은 높지만, 소득 제한이 없는 등 대출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자산이 없는 고소득자에게도 인기가 많다.
적격대출은 금융사가 일정 조건에 맞춰 실행하면 주택금융공사가 해당 대출자산을 사 오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금융사들은 분기마다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물량을 배정받아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적격대출의 저금리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적격대출 금리는 연 3.95% 수준으로 연 6%대를 돌파한 은행권 일반 고정형 주담대 금리보다 2%포인트 넘게 낮은 수준이다.
실제 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550∼5.236%에 달한다.
한편 적격대출은 올 2분기에는 우리·하나·농협·IBK기업·SC제일·수협·경남·광주·부산·제주은행 등 은행권 10곳과 삼성·교보·흥국생명 등 보험사 3곳 등 총 13곳의 금융사가 취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