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광주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원인이 시공사의 부실 공사로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고 수십 톤에 달하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무단 진행한 것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6일부터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임시 지지대(동바리) 미설치와 콘크리트 받침대(역보) 무단설치를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수사본부의 조사 결과 붕괴가 발생한 39층 아래층인 36~38층에 지지대가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규정 위반이다. 국가건설기준센터 표준시방서에는 30층 이상이나 120m 높이 이상 콘크리트 타설 공사 시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대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무시했다.
지지대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이어가다가 연쇄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수사본부는 또 다른 붕괴 원인으로 역보 설치를 지목했다. 경찰은 무너진 201동 건물 내 39층 동쪽 바닥 슬래브(콘크리트 구조물)의 높이 차가 있어 일반적인 수직 하중 지지대가 아닌 콘크리트 구조물인 '역보'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골조 공정 하청업체는 역보를 설치해 타설 공정이 진행되는 39층 바닥 슬래브를 지탱키로 했다. 수십톤 무게의 역보가 건물에 하중을 부과해 연쇄 붕괴를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붕괴 현장에 설치된 역보는 콘크리트 덩어리인 만큼 무게가 상당하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이 같은 구조물 반입·설치에 시공사와 감리단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수사본부는 26일부터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HDC현산이 시공하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의 23층부터 38층까지 일부가 붕괴돼 16일째인 현재까지 5명이 실종됐다. 1명은 나흘 만에 구조됐지만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