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채용비리 항소심서 '무죄'…3연임 일단 '청신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채용비리 항소심서 '무죄'…3연임 일단 '청신호'
  • 김나연 기자
  • 승인 2021.11.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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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파기...최고경영자(CEO)로서 법적 리스크 떨쳐내
재판부, "명단 작성 안했어도 일반 지원자와 별도 구별해 관리하는 자체로 특혜제공 따른 부정 채용 의심" 경고
신한은행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비리 관련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 온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최고경영자(CEO)로서 법적 리스크를 떨쳐내게 되면서 조 회장의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법률을 기계적으로 해석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6-3형사부는 22일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된 조 회장 등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7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조 회장이 채용 특혜에 관여했다고 검찰이 특정한 3명 중 최종 합격한 2명에 대해 정당한 사정과정을 거쳐 합격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죄이유를 설명했다.

또 1차 면접서 탈락했던 다른 1명에 대해 검찰은 조 회장이 서류전형에 부정 합격시켰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지원자의 서류 지원 사실을 조 회장이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한 사실만으로 합격 지시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에 부정 통과자로 적시된 지원자 53명은 대부분 청탁 대상자 또는 임직원과 연고 관계가 있는 지원자이긴 하나, 대체로 상위권 대학 출신이고 일정 점수와 자격증을 보유하는 등 기본적인 스펙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1심보다 부정 합격자를 가리는 판단 기준을 낮게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조 회장은 1심에서 채용 과정에 관여했다고 제기된 3명의 지원자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됐다. 함께 기소된 다른 인사팀 관계자들도 1심보다 부정합격자로 인정된 인원이 줄어 형량도 감경돼 벌금형∼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아울러 재판부는 현행법 아래에서 채용 비리 사건을 처벌하기 까다롭다는 점을 토로했다. 현행법상 채용 비리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된다. 채용 비리 그 자체를 처벌하는 법규가 없기 때문에, 채용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해 면접관과 기업의 정당한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적시되는 것이다.

재판부도 이 같은 한계를 지적했다. 재판부는 "법리에 의하면 채용 비리 피해자는 입사지원자가 아니라 일반적인 법 감정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선고 말미에 "관행이라는 미명 하에 일부 지원자들을 관리하거나, 설령 그런 명단을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이들을 일반 지원자와 별도 구별해 관리하거나 채용팀 관계자들이 그들의 지원 사실을 내외부로부터 전달받아 인지해 채용업무를 진행한다는 그 자체 만으로 특혜 제공에 따른 부정 채용을 의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월 열린 1심에서 "2차 면접 위원들에 대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의 죄가 성립된다고 본다"는 재판부의 판결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인사부에 해당 지원자에 합격시키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안 했다고 하더라도 최고 책임자인 피고인(조용병 회장)이 지원 사실을 알린 행위 자체만으로도 인사부의 채용 업무 적절성을 해치기에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여성에게 불리한 기준을 일관하게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번 2심 판결에서 조 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최고경영자(CEO)로서 법적 리스크를 떨쳐내게 됐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향후 5년 간 경영진으로서 자격이 배제된다.

조 회장은 1심 판결 직후인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2023년 3월)의 회장직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조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회장직을 유지하는데 이어 3연임도 가능할 것이라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그는 판결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의 주장, 증거자료 등을 재판부에서 충분히, 세심하게 보고 현명한 판단을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진심을 다해 진솔한 마음을 보인 것을 고려한 것 같다"고 했다.

조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좀더 엄정한 잣대를 가지고 경영 전반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투명한 절차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재차 "죄송하다, 고맙다"면서 다른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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