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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김홍국, 아들 회사에 일감 몰아줬다가 과징금 48억 '폭탄'
하림 김홍국, 아들 회사에 일감 몰아줬다가 과징금 48억 '폭탄'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10.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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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발표...올품에 구매물량 몰아주기·고가매입 등 70억 부당지원…보유주식도 저가 매각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그룹이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에 대한 승계를 위해 김준영 씨 소유의 계열사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김 회장은 김준영 씨에게 지분 증여 등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일감 몰아주기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아들을 사실상 그룹의 실소유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지 4년 만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하림 계열 8개사(팜스코,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와 올품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48억8800만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영권 승계방안을 검토하던 김홍국 하림 회장(65)은 2012년 1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던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아들 준영씨(29)에게 증여했다. 이를 통해 준영씨는 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당시 한국썸벧)→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하림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통해 아버지를 뛰어넘는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

육성권 기업집단국장은 "올품이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회사가 됨에 따라 하림그룹에서는 올품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상속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유인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후 하림 계열사들은 김 회장과 그룹본부의 개입아래 올품에 구매물량 몰아주기, 고가매입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대 양돈용 동물약품 수요자였던 계열 양돈농장 5곳은 기존에는 동물약품을 각자 구매해오다가 그룹 지시에 따라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2012년 1월∼2017년 2월 올품으로부터 올품 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가 제조한 동물약품을 시중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올품은 대리점들의 적극적인 자사제품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계열농장에 동물약품을 공급하는 대리점별로 자사제품의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내부시장에 대한 높은 판매마진을 제공하는 소위 '충성 리베이트'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2∼2016년 자사제품의 대리점 외부매출액은 지원행위 전과 비교해 약 2.6배 증가했다.

계열 사료회사 3곳도 2012년부터 기능성 사료첨가제를 제조사로부터 직접 사지않고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2012년 2월∼2017년 2월 거래상 역할이 사실상 없는 올품이 구매대금의 약 3%를 중간 마진으로 가져갔고, 그 이익은 총 17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1월 지주회사 체제전환 과정에서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옛 올품의 NS쇼핑 주식이 문제가 되자, 이를 올품에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주식 거래금액은 하림지주가 올품에 매각한 가격대비 6.7∼19.1배 높았다.

약품과 사료첨가제 구매, 주식저가 매각 등을 통해 올품이 부당하게 지원받은 금액은 약 70억원에 달한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육 국장은 "이런 부당지원이 동일인(총수) 2세가 지배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한 소유집중을 강화하고, 경쟁력과 무관한 사업상 지위를 강화해 시장집중을 발생시킬 우려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행위에 비해 제재수위가 낮다는 지적에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해선 대체로 대규모기업진단을 중심으로 조사·적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행위가 중견기업집단 시기에 발생한 점을 많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2016년 4∼9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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