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쇼크-잇딴 사고 삼성重, '갑질'까지...하청에 '막무가내' 자료 요구
실적쇼크-잇딴 사고 삼성重, '갑질'까지...하청에 '막무가내' 자료 요구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1.10.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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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中企 기술자료 요구하며 서류는 미발급" 삼성중공업 제재...5200만원 과징금 부과 받아
프로펠러 도면 받고 396건 자료요구..."필요한 서류는 미발급, 서면 제공, 기술 보호의 핵심 절차"
실적 악화 속에서 회사측, 거제조선소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구조조정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글로벌 조선업체인 삼성중공업에 줄줄이 악재가 발생, 대외이미지가 추락하고 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실적쇼크에 비리감사에 잇따른 사고까지 터진데 이어 이번에는 삼성중공업이 비밀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권리는 어디에 귀속시킬 것인지 등을 정하지 않은 채 하청업체에 기술 자료를 요구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이 협력업체를 상대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절차적으로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지 않는 불공정 거래행위를 저지는 혐의로 공정위원회로부터 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요구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삼성중공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조선기자재의 제조를 위탁하고 납품받는 과정에서 63개의 중소업체에 기술자료 396건을 요구하면서 사전에 권리 귀속 관계, 비밀유지 사항, 대가 등을 정한 서면을 제공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용 프로펠러,탈황장치,파일럿도어 등 다양한 조선기자재의 기술자료를 중소업체들에게 요구했다.

공정위는 삼성중공업이 중소업체로부터 받은 승인도를 통해 중소업체들이 납품한 조선기자재들이 사양, 성능, 기준 등을 충족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술자료 요구의 정당성 자체는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도급법에서 기술자료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양자간 요구목적, 권리 귀속관계, 비밀 유지에 관한 사항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삼성중공업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삼성중공업 측 기술 자료 요구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하도급법상 의무 서면을 주지 않은 점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요구 서면을 제공해 양자 간 비밀 유지 사항 등을 명확히 해야 하고 사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절차적 정당성도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서면을 주는 일은 하청업체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절차"라면서 "기술 자료를 요구할 때 서면을 챙기는 제도가 정착하도록 미제공 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공정위의 의결서를 받아본 뒤 상세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인명을 경시한 안전불감증 만연...대법원, '거제 크레인 안전사고' 삼성중공업에 유죄취지로 파기환송

삼성중공업의 인명을 경시한 안전불감증도 큰 문제다. 지난 달 대법원이 2017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충돌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 대표에게 내려진 일부 무죄 판결을 유죄 취지로 뒤집었다. '거제 크레인 안전사고'와 관련해 삼성중공업에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달 30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중공업 법인과 협력업체 대표 A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유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노동절이던 2017년 5월 1일 오후 2시 50분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8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이동하면서 근처에서 작업하던 다른 크레인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크레인이 흡연실과 화장실로 떨어져 직원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수사당국과 노동청은 크레인 신호수와 운전수 간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고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내용을 서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

삼성중공업 정진택 대표이사 사장

검찰은 당시 삼성중공업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직원 등 15명을 업무상 과실 치사상 등 혐의로, 삼성중공업 법인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재판에 넘겨진 11명에게 금고형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고 2심은 나머지 4명도 무죄 판결을 뒤집고 금고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삼성중공업과 협력업체 대표 A씨도 벌금형과 금고형 등을 선고받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대책 마련 의무 위반 등은 무죄가 선고됐다.

이들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재판부는 거제조선소가 과거 사고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삼성중공업과 A씨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합리적 수준의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과 A씨에게 크레인 간 작업이 겹쳐질 때 충돌을 막기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충돌 사고로 물체가 날아올 위험이 있는 화장실과 흡연장소를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명의의 ‘채용 배제 청탁’ 공문 논란...‘자사 직원을 뽑지 말아 달라’ 내용의 공문 발송해 파문 

지난 7월에는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 명의의 ‘채용 배제 청탁’ 공문이 논란을 일으겼다. 최근 L사는 CPO(생산 및 구매 최고책임자) 채용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정진택 대표가 ‘자사 직원을 뽑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혹은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L사 직원들에게 사실 확인을 위한 글을 올리면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한 언론사가 제보로 받은 L사 사내 메일에는 “이번 7월 CPO 경력공고 서류검토 시 긴급 요청드릴 부분이 있다”며 “최근 L사에 삼성중공업 출신 경력 입사자가 다수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이에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명의로 채용자제 요청 공문이 도착했다. 따라서 이번 7월 CPO 경력공고에서 삼성중공업에 재직 중인 지원자들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는 삼성중공업 대표 명의 공문을 수령한 쪽에서 인력채용 담당자에게 보낸 메일로 추정된다.

이같은 글이 게시되자 블라인드에는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L사 직원들에게 해당 의혹을 확인하는 글이 쏟아졌다.

특히 L사의 일부 직원들은 “삼중 대표이사가 뽑지 말아달래서 7월 공고부터는 필터링 됐다” “삼중에서 공문 보내 필터링 처리돼 안 뽑는다” 등 의혹을 인정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X 팔려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이게 또 다른 채용비리 아니냐”는 등의 댓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고, L사 관계자는 “경력직 공개채용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고, 특정 기업 출신의 지원자 규모 등을 별도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타 기업의 채용과정에 삼성중공업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자 업계에선 이를 두고 ‘재기에 나선 삼성중공업이 돌파구를 찾는 상황에서 소속 직원의 경쟁사 이직을 막기 위한 사전 관리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했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 인력 누수는 치명적이지 않을 수 없다.

회사 측이 거제조선소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구조조정한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는다. 삼성중공업 용접배관 담당직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해고된 직원 K씨는 “삼성중공업은 노동자들을 일방적으로 구조조정하거나 명예퇴직시키는 경우가 잦다. 그럼에도 노조가 없다 보니 직원들이 구제받는 통로는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는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고, 올해 1분기에도 5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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