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팔비틀기'?...가맹점수수료 인하 놓고 당국-노조 공방
카드사들 '팔비틀기'?...가맹점수수료 인하 놓고 당국-노조 공방
  • 홍윤정 기자
  • 승인 2021.10.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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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카드사 사장들 긴급 소집...금융위 "원가분석결과 발표 전 CEO 의견 수렴"
카드 노조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반대...빅테크도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라”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 사장들을 소집, 가맹점 수수료 인하방침을 예고했다. 3년 전 적격비용 산정과 수수료 체계 개편 전례를 봐도 카드사 사장들을 소집한 것은 수수료 인하 발표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오전 카드사 사장단을 불러 적격비용 산정 경과를 설명하고 카드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적격비용이란 카드 결제의 전 과정에 드는 원가를 뜻한다. 3년마다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이 재분석 작업을 벌인다.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4월 삼정KPMG를 원가분석 전문 컨설팅업체로 선정했다. 가장 최근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것은 2018년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카드사 실무자가 원가를 잘 알고 있지만, 가맹점 수수료 개편은 카드 업계에 중요한 사항이므로 사장단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카드사 사장단은 신용판매부문이 '적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신용판매로 이익이 많이 나서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신용판매 부문은 적자라는 점을 적격비용 재산정 결과 발표 때 강조해 달라고 카드사 사장단이 회의에서 요청했다"고 말해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방안을 논의 중임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오늘 회의에서 인하율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며 "각사가 자사 원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당정 협의 등을 거쳐 다음 달 말에 적격비용 산정 결과와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는 또 납세자의 국세 카드 납부 수수료 부담 해소 방안도 논의했다.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하면 수수료 0.8%(체크카드 0.5%)를 납세자가 부담한다. 지방세는 카드사가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대신에 자치단체와 별도 계약에 따라 회원이 1∼31일에 납부한 지방세를 다음 달에 자치단체에 넘기고 12∼42일간 초단기 자금을 굴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데 대한 비용의 일부를 보전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는 카드 납부 수수료를 부담할 의향이 없기 때문에 카드사가 납세자의 부담을 덜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명분이 크다는 소리가 들린다. 정치권은 내년 대선을 의식한 듯 가맹점수수료율을 낮추자며 입김을 넣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에 한해 1만원 이하 소액 카드결제 수수료를 면제하는 건 물론 수수료율을 추가 우대 적용하자는 내용의 법안도 등장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소상공인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건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인하 여력이 없다는데 입을 모은다. 수수료율이 인하되는 만큼 수익성 관리(비용 절감)가 불가피해 고객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카드사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손실이 많은 카드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7개 카드사(비씨카드 제외)의 신용·체크카드 130개가 모습을 감췄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리스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가맹점수수료율이 내리막길을 걸으며 본업인 신용판매(신용카드) 사업이 위축되자 수익성 다각화에 분주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다는 목적에도 한계가 있다. 한 자영업자는 “매달 나가는 인건비, 임대료 부담이 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부담이 덜어지는 걸 체감하기가 어렵다”며 “직접적인 지원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전라도 광주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한 소상공인은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무상으로 받던 영수증 출력 종이 등이 유료화됐다고 털어놨다.
 
앞서 금융 노조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에 반대하고 빅테크도 영세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게 하라고 금융당국에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달 28일 금융위원회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3개 노조 단체는 “카드사의 신용판매 결제부문은 이미 적자상태이고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96%의 가맹점에서 매출이 발생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라며 3년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재평가하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하라고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또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금융당국에서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원가를 공개하며 가격을 철저히 통제받고 있지만 빅테크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비해 가맹점 매출 구간에 따라 1.6∼2.8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자영업자에게 자율적으로 책정해서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테크에 대해서도 카드사와 똑같이 ‘동일기능 동일규제’의 원칙에 따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조는 각각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금융산별노조이며,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노조의 협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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