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예금 등 수신금리도 줄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다만 예금금리는 여전히 ‘저금리’에 머무는 반면, 대출금리는 1년 새 1.0%포인트 이상 올라 4%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03~3.63% 수준이다. 1년 전엔 2.34~2.78%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많이 상승한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지난해 8월 연 2.34%에서 올 8월에는 3.40%로 1년 사이 금리가 1.06%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도 2.58%에서 3.53%로 높아져 0.95%포인트 인상됐다. 하나은행은 0.85%포인트(2.78%→3.63%) 올랐다. 우리은행도 2.47%에서 3.19%로 0.72%포인트, NH농협은행은 2.54%에서 3.03%로 0.49%포인트 오르며 일제히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80%였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이달에는 4.07%까지 뛰어올랐고, 케이뱅크는 3.40%에서 4.22%로 상승했다.
최근 금리 급등은 각 은행이 가산금리를 크게 높이고 있는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도미노 금리 인상’이 예견된다.
코픽스는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와 함께 움직이는데 수신상품 금리 인상이 시작돼서다.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고 코픽스가 오르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차례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케이뱅크가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하면서 수신금리 인상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신한은행이 예·적금 상품 금리를 전날부터 0.2%~0.3%포인트 인상하고 NH농협은행도 다음 달 1일 예·적금 금리를 0.05∼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도 이번 주 중으로 기준금리 인상분을 감안해 수신상품 금리를 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 1%대로 여전히 '저금리'에 속하는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는 이미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인 지난해와 비교해도 1%대의 상승폭을 키웠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한 소비자는 “예·적금 금리는 평균 0.2% 인상돼 여전히 1%대로 저금리인 반면, 그동안 오른 대출금리는 오름폭이 훨씬 커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에선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고, 채권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된 영향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른 조절을 위해 대출 금리우대는 줄이고,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 면서 “6월 중순부터 시장 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반영돼 한 달 새 금리 인상폭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11월쯤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대출금리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