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김재철의 '절묘한' 절세술과 김남구-김남정의 엄청난 '아빠찬스'
동원 김재철의 '절묘한' 절세술과 김남구-김남정의 엄청난 '아빠찬스'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8.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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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김남구회장, 41세 때 금융지주사 사실상 승계_...자기돈 수십억원 불과. 나머지는 아버지 김재철 회장의 증여 덕분
동생 김남정 동원 부회장은 형보다도 더 자기자금없이 31세때 동원그룹 사실상 물려받아...거의 대부분 아버지 증여 덕

한국금융지주와 동원그룹의 성장 원동력은 성공적인 인수 및 합병(M&A)이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 인수로 국내 대표 증권사로 성장했고, 동원그룹은 다양한 M&A를 펼치면서 기존 식품산업 중심에서 종합생활산업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들 기업의 창업자인 김재철 회장과 두 아들인 김남구 회장과 김남정 부회장의 성공스토리에 얽힌 명암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과 아들 김남구 회장, 김남정 부회장(왼쪽부터)

동원그룹, 동원증권 등 계열사들 모아 200311일자로 금융지주사 발족...이것이 한국투자금융지주

김재철 회장처럼 아들 나이 41, 31세 때 사실상 기업물려주기를 끝내는 재벌 회장들은 흔하지 않아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58)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8세 때인 1991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참치잡이로 유명했던 당시의 동원산업과 동원증권 등은 김 회장의 아버지 김재철 회장이 최대주주였던 그룹이다.

동원증권은 1998년이후 사업보고서만 공시돼 있다. 1998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김남구는 당시 동원증권 전무로, 이 회사 지분은 없었다. 이때 동원증권의 임원 1인당 평균보수는 16천만원 정도로, 전무였던 김남구는 이보다 약간 더 많은 보수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2001년에는 동원증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동원그룹은 동원증권 등 그룹의 금융-증권 계열사들을 모아 200311일자로 금융지주회사를 만들었는데, 이 지주사가 지금의 한국투자금융지주다. 김남구는 2003년부터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로 옮겼고, 부회장으로 오래 있다 작년 한국투자금융지주그룹 회장이 되었다.

2002년까지 김남구는 동원증권 주식지분은 없었지만 그룹의 주력기업인 동원산업 주식은 이미 많이 갖고 있었다. 1991년 동원증권에 입사할 즈음 아버지 김재철로부터 동원산업 주식 59만여주를 증여받았던 것이다. 이때 김남구의 나이 28세여서 증여세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았다. 증여세 63억원은 아버지가 내준 것으로 당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김남구 회장이 금융지주사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

증여 또는 주식매수시기

주식증여자 또는 주식매수인

주식증여액수 또는 주식매수가액

추정 증여세 또는 자금출처

1991

김재철 회장(공시)

동원산업주식 59만여주(시가 105억원 추정) 현물증여

증여세 63억원

1991~1998년말

김재철회장 추정

동원산업 주식 13만여주(23억원 상당)

증여세 14억원 추정

2000210

김재철 회장(공시)

동원산업 60만주(60억원상당)

증여세 36억원 추정

2002년 상반기

김남구

동원산업 647,280주 장내매수(매수대금 90억원 추정)

김남구 본인부담과 아버지 증여 가능

200285

김남구

동원산업 222천주 장내매수(매수대금 26.6억원 추정)

본인부담과 아버지 증여 가능

2004217

김재철 회장(공시)

금융지주사 주식 433만주 증여(260억원 추정)

증여세 155억원 추정

<사업보고서 토대로 자체 계산>

2000210일 김남구 회장, 다시 60만주를 증여받아...이때 증여로 지분율은 9.71%에서 17.78%로 증가

1998년말 김남구의 동원산업 지분은 722120주로 늘어나 지분율 9.71%를 기록했다. 7년동안 회사 봉급을 모아 지분을 조금씩 계속 늘렸을수도 있고, 아버지가 증여한 동원산업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모아 자금을 댔을수도 있다. 1994년이후 1998년까지 그가 받은 동원산업배당금은 142천만원 정도다.

세금을 공제한 배당금으로 13만주 23억원가량을 매입하려면 돈이 많이 모자란다. 아버지가 추가증여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때 아버지의 동원산업 지분율은 23.01%로 최대주주였다.

동원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00210일 김남구는 다시 60만주를 증여받았다. 이때 증여로 지분율은 9.71%에서 17.78%로 크게 높아졌다. 대신 아버지의 지분율은 23%에서 14.95%로 낮아져 김남구가 아버지를 대신해 동원산업 1대주주가 되었다. 이때 김남구의 나이는 37.

당시 평균주가를 1만원으로 대충 잡으면 60만주의 시가는 60억원 정도다. 당시 증여세율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최대주주 할증세율이 있었다고 가정하면 증여세액도 36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금융 빌딩 전경

그때까지 배당소득과 봉급소득을 다 합해봐야 이 금액에 훨씬 모자라 증여세는 아버지가 또 부담했을 수 있다. 당시 전무로 고정소득이 있었던 김남구에게 직접 부담하라고 세무당국이 판정을 내렸을 수도 있다. 공시가 없어 누가 냈는 지는 알 수 없다.

2002년 상반기에 김남구는 동원산업 주식 649,280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분율은 32.42%로 더 높아졌다. 아버지 지분은 14.95% 그대로 유지됐다. 당시 평균 주가를 14,000원으로 보고 계산하면 주식매수대금은 90억원 안팎 들어갔을 것이다.

이때도 주식매입자금을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았는지는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때는 벌써 김남구가 39세에 직급도 부사장이어서 자기가 모은 돈을 일부 투입했을수 있다. 모자라는 돈은 주식을 담보로 융자받았을 수도 있다.

200285일에도 또 한차례 장내매수, 지분율을 37.42%로 더 높였다. 금융지주사 설립과 독립경영을 앞두고 최대한 지분율을 높이려는 것이었다. 이때 222천주 매입자금은 266천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한해 주식매입자금 만도 116억원에 달한다.

그 당시 배당소득과 봉급으로 이 금액을 감당하기는 많이 모자란다. 아버지의 증여자금이 많이 동원됐을 가능성이 높다. 김남구가 받은 동원산업 배당금은 199435천만원, 199535천만원, 199872천만원, 199954천만원, 200166천만원, 2002164천만원 정도로 다 합해봐야 426천만원이었다. 이것도 15.4%의 배당소득세에다 종합소득세를 낼 경우 순수령액은 30억원이 넘을까말까 일 것이다.

김재철 회장과 김남구의 동원산업 지분율 추이(%)

 

1998년말

2000210

2002년상반기

200285

김재철 지분율

23.01

14.95

14.95

14.95

김남구 지분율

9.71

17.78

32.42

37.42

<출처 동원산업 사업보고서>

김남구 회장, 41세에 한국투자금융그룹 오너 등극...아버지의 전폭 지원으로, 자기 돈은 수십억원 밖에 안들어가

200311일자로 동원산업은 동원산업과 금융지주사로 인적분할된다. 금융지주사를 만들기 위한 인적분할이었다. 인적분할되면 동원산업의 지분이 그대로 금융지주사로 옮겨간다. 20033월말 현재 금융지주사의 지분율은 김남구 37.45%, 김재철 14.95%, 김남구의 모친 조덕희 3.03%, 숙부들인 김재웅 1.27%, 김재국 0.82%, 김재종 0.27% 등이다.

2003721일 금융지주사가 신규상장되며 김남구와 김재철의 지분율은 각각 12.75%, 9.34%로 다시 뚝 떨어진다.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동원증권 주주들이 가진 동원증권 주식과 지주사 신주를 교환하면서 구주주들의 지분율이 뚝 떨어진 것이다.

그러자 2004217일 김재철은 아들에게 또다시 대규모 주식증여를 한다. 증여규모는 433만주로, 증여를 받으면서 김남구의 금융지주사 지분율은 20.94%로 다시 올라갔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이 이때 확정된 것이다. 아버지의 금융지주사 지분율은 9.34%에서 1.15%로 뚝 떨어졌다.

당시 금융지주사 평균주가를 6천원으로 보고 계산하면 260억원 가량의 주식증여다. 증여세만 155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김남구는 당시의 동원금융지주, 나중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완전히 장악,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지난 3월말 현재 김남구의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율은 20.70%. 17년 전 지분율을 거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까지 들인 돈을 계산해보면 아버지가 꾸준히 여러차례 증여한 주식현물이 모두 448억원 가량. 이와 관련된 추정증여세가 268억원이다. 증여세는 대부분을 아버지가 부담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한 금액이 116억원 정도. 장내매수금액은 김남구 본인이 일부 부담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도 아버지의 현금증여가 많이 들어갔을 수 있다.

1994년 이후 받은 배당금을 다 합해도 세금 공제하고 나면 30억원이 넘을까말까다. 동원그룹의 높지않은 임원급여 수준을 감안할 때 김남구 회장이 최대주주가 되기위해 투입한 배당과 봉급소득 등 자기자금은 많아야 50억원,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0억원은 넘기 어려울 것이다.

아버지의 전폭 지원으로, 자기 돈은 수십억원 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김남구는 41세에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오너가 된 것이다. 지난 3월말 현재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자산총액은 719,712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커졌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 165,117억원에 8,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규모 이익이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연결기준 실적 비교 (2020년말 또는 2020년 기준 억원)

 

자산

부채

이익잉여금

자본총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배당금

최대주주

한국투자금융지주

704,376

648,053

47,129

56,323

165,117

8,563

8,600

1,755

김남구20.7%

동원엔터프라이즈

60,692

37,643

8,317

23,048

70,109

5,395

3,767

116

김남정68.27%

<자료 각사 사업보고서>

김남구 회장의 동생 김남정 부회장이 동원그룹의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도 형과 비슷한 '아빠찬스' 유형에 속해

한국투자금융그룹은 30개 계열사에 자산총액 14조원으로, 공정위 지정 재계순위 24위선까지 치고 올라온 반면 동생 김남정 부회장이 운영하는 모그룹 동원그룹은 계열사 26개에 자산총액 84천억원으로, 재계순위 46위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모그룹보다 훨씬 커진 것이다.

김남구 회장은 작년 지분 20.7%를 갖고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무려 346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55,300만원, 한국투자증권에서 188,700만원의 연봉도 각각 받았다. 양사에서 모두 회장이니 나오는 연봉이다.

김남구의 동생 김남정 부회장(48)이 동원그룹의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도 형과 비슷하다. 김 부회장의 이력서를 보면 1996년에 동원산업에 입사한 것으로 되어있다. 나이 23세때다.

김재철 회장은 금융계열사들을 장남에게 몰아주는 대신 차남에게는 식품계열사들을 몰아주기 위해 2001년에 본인과 동원산업이 보유한 식품계열사 주식들을 현물출자, 식품계열사들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남정은 동원산업을 비롯한 어느 식품계열사에도 지분이 없었다.

하지만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감사보고서가 처음 공시된 2003년말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구조를 보면 김남정 및 특수관계인이 49.19%로 최대주주라고 되어있다. 1년후인 20043월말에는 증자와 감자를 거쳐 김남정 및 특수관계자지분이 99.96%라고 공시했다. 이때 이미 현재의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구도가 완료된 것이다. 김남정의 나이 31세 때다.

20053월말에는 99.96% 지분을 구체적으로 김남정 67.23%, 김재철 24.23%라고 보다 상세하게 공시했다. 지난 3월말 현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 68.27%24.5%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2001년이후 2003년 사이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비상장사였고, 감사보고서도 없어 김남정이 어떻게 지분을 늘렸는지 관련공시나 설명이 없다.

김남정은 1996년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했으나 2004년에는 기껏 부장 아니면 상무였다. 봉급으로 번 소득으로 이렇게 최대주주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버지의 주식 증여 말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이때까지만 해도 설립된지 얼마 되지않은 비상장사라 증여액수가 얼마 정도인지는 추정이 어렵다.

"당시는 그래도 증여세 제대로 냈다고 격찬 들었으나 오늘날 흙수저들의 시각서 보면 너무 심했던 '아빠찬스'"

그 이후 여러 언론보도를 보면 김남정에게도 아버지가 주식증여를 했다고 나온다. 김남정 부회장은 형인 김남구 회장보다도 자기 돈은 더 덜 들였다. 거의 아버지 증여 덕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김재철 회장 입장에선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비상장사로, 주가가 쌌을 출범초기때 지분을 집중 증여해 증여세도 크게 절감했다

아버지의 전폭적 지원으로 김남정은 31세에 동원그룹 최대주주가 되었고, 지금은 26개 계열사에 자산만 8조원이 넘는 재계서열 46위 그룹의 사실상 오너다. 3월엔 798천만원의 지주사 배당을 받았고,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에프앤비 등 동원계열사들에서 받은 연봉도 최소 8억원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1991년 김재철 회장이 아들 김남구에게 동원산업 주식 59만주를 증여하고 63억원의 증여세를 자진납부했을 때 신선한 충격이라는 보도가 많았다. 그 당시만 해도 상속세나 증여세는 거의 내지않고 각종 불법 탈법적 방법으로 기업을 물려주는 재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1988년 이병철 전 삼성회장 사후 이건희 회장 등 자녀들이 낸 상속세는 176억원에 불과했다.

당시만 해도 김재철 회장은 분명 신선한 재벌총수였고, 보기 드물게 양심적이고 깨끗한 총수였다. 그러나 만약 김재철 회장이 그때 지분을 물려주지 않고, 지금 40~50대인 두 아들에게 그 정도 지분을 물려주었다면 증여세는 얼마나 될까? 최소 수천억원 이상 될 것이다.

보통 재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자녀들의 나이가 어느정도 들었을 때 기업을 물려준다. 죽은 다음에 거액의 상속세를 무는 경우도 많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나 엘지 구광모 회장이 이런 유형들로, 현재 수조원 내지 수십조원의 상속세에 허덕이고 있다.

김재철 회장처럼 아들들 나이 41, 31세때 사실상 기업물려주기를 끝내는 재벌 회장들은 흔하지 않다는 얘기다. 대상 등 몇 개 그룹만 손을 꼽을 수 있을 뿐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2000년대 초반 당시 김재철 일가의 사례는 언론의 큰 호평을 받았다. 엄청난 절세효과도 거둔 절묘한 묘수였다. 부수적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금산분리도 조기에 이뤄냈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재산이 거의 없는, 요즘의 수많은 흑수저 젊은 세대들의 시각으로 볼 때는 심해도 너무 심한 아빠찬스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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