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일본계 저축은행인 JT친애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20% 한도’ 권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100억원 규모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182억원을 배당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라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본 회사를 상대로 한 대규모 주주환원을 두고 '국부 유출'이라며 불편한 시선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15일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해당 현금배당은 지난 12월이 기준일로 배당총액은 100억932만원, 주당 배당금은 698원이다.
지난해 배당보다 규모가 작아졌지만, 실적을 고려하면 배당총액이 25∼30% 수준으로 점쳐진다.
앞서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5월에도 주당 배당금 1270원을 산정해 총 182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해당 배당도 배당성향이 57%에 달해, 상당한 이익을 배당금으로 분배했다.
당시 중간배당에서는 J트러스트그룹 내 소속으로서 타 동남아 법인을 지원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대주주가 바뀐 뒤 처음으로 실시한 배당결정으로, 대주주인 넥서스뱅크의 이익 실현 목적으로만 시행돼, 국부유출이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선 넥서스카드의 모회사인 넥서스뱅크의 핵심주주가 후지사와 노부요시 J트러스트그룹 회장인 점에 미뤄볼 때, 결국 배당금이 대주주의 이익구조로 연결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후지사와 회장의 넥서스뱅크 지분율은 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JT친애저축은행은 “모회사인 넥서스뱅크로 배당금이 이동한 것일 뿐, 후지사와 회장에게 직접 배당금이 배분된 게 아니다”라며 “배당금이 실제 후지사와 회장에게 돌아갈지는 넥서스뱅크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배당성향과 관련해 은행권과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배당성향을 20% 이상 설정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권고한 당국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리스크가 커진 만큼 배당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다른 저축은행의 경우 현금배당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익을 거뒀음에도 배당성향을 20%로 축소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지난해 배당 성향을 20% 아래로 결정했고, 다른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 역시 20% 수준으로 배당 성향을 맞췄다.
한편 JT친애저축은행이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409억원으로, 배당성향은 24.5%에 달한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4분기를 포함하면 순익은 4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