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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의 잇단 사망, 극단적 선택은 안 될 일이다
LH 직원의 잇단 사망, 극단적 선택은 안 될 일이다
  • 오풍연
  • 승인 2021.03.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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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이 지난 12일에 이어 13일에도 각각 한 명씩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 이 두 명은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투기 의혹이 드러난 20명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이라 더 충격을 주고 있다. LH의 비위가 보다 광범위한 것으로도 보여지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죽어서는 안 된다. 만약 죄가 된다면 조사를 받고 처벌을 감수하면 된다. 죽음이 곧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죄는 지을 수도 있다. 그것을 덮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면 더 죄악이다. LH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몰아가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일부 직원들의 일탈로 인해 조직 전체가 비난받을 뿐이다. 물론 기강 해이는 바로 잡아야 마땅하다.

13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삼방리의 한 농장 컨테이너 안에서 LH 파주사업본부 간부 A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주변에 민가가 멀리 떨어져 있고 인적도 드문 곳으로, 야산과 바로 인접한 농지다. 인근 도로에서 컨테이너가 놓여진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농로를 이용해야 한다.

토지 주변으로는 철제 울타리가 설치된 가운데 문이 닫혀 있었으며 A씨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 승용차가 입구를 막고 있었다. 밭 이곳저곳에는 주말농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비료와 농기구 등이 발견됐다. 한 주민은 “오늘도 아침에 농장 앞에서 마주쳐 서로 인사까지 나눴다”고 말했다. A씨가 자주 농장에 들렀다는 뜻이다.

한편 A씨는 지난 12일 특수본이 발표한 투기 의심자 100여 명(16건)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 11일 A씨의 투기 관련 첩보가 접수,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특별수사대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이 A씨와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 부담감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12일에는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B씨(56)가 투신해 숨졌다. B씨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의 한 아파트 앞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출동한 119 구급대가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그의 집에선 ‘국민에게 죄송하다’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는 이번 LH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내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이라며 “유서에 왜 ‘책임을 통감한다’고 썼는지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북경찰청은 현재 LH 전북본부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여부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의 수사를 받는 13명 중 3~4명은 전북지역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H 본격수사는 시작도 안한 상태다. 수사가 본격화되면 어디까지 파장이 튈지 모르겠다. 정부합동조사단의 발표보다는 심각할 게 틀림 없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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