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지난 2014년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고 7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7년 만의 경영 복귀다.
재계는 지난 19일 김 회장의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김 회장이 어느 회사에, 어떤 형태로 복귀할지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등기임원은 맡지 않고, 그룹 핵심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 자격으로 그룹 회장직을 겸하기로 했다.
2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다음달 중 (주)한화,한화솔루션, 한화건설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적을 두고 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김 회장은 이들 회사 및 해당 사업부문 내 미래 성장전략 수립, 글로벌 사업 지원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2019년 2월 집행유예가 종료됐으나 이후 특경가법상 2년 간의 취업제한이 적용돼 공식 활동이 막혀 있다가 이달 19일에 이 제한이 풀리면서 공식 활동이 가능해졌다.
김 회장이 취업제한 중에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지만 법적인 제약이 사라진 만큼 앞으로 적극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점을 고려해 김승연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기 보다는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복귀와 함께 그룹 내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세 아들에 대한 승계 작업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22.6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인데 비해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4.44%, 2·3남인 동원·동선씨는 각각 1.67%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재계는 김 회장의 나이가 70대에 접어든 만큼 김 회장의 복귀와 함께 점차 그룹의 후계구도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