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대표, 법률 대리인 KL파트너스과경영권 분쟁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국타이어가(家)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부회장)가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며 대표이사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경영권 분쟁은 오히려 가열될 전망이다.
현재 조현식·조현범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사장의 그룹 최대주주 등극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진행 중이다.
한국앤컴퍼니 측은 25일 "회사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인 분이 주주제안을 하고 보도자료를 회사가 아닌 변호사를 통해 배포한 것은 매우 당황스럽다"며 "이사회를 통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이사회에서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항해 별도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제안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전날 조 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주주서한에 대해 동생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측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조 대표의 주주 서한이 공개되며 전날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9.20%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 한국앤컴퍼니 이사회에서 조 대표가 제안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은 다음달 주주총회 상정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교수 선임안은 주주 제안으로 주총에 상정될 예정이다.
앞서 조현식 대표는 전날 법무법인을 통해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이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절차를 마치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언론을 통해 조 대표의 대리인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양측이 이 교수의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게다가 업계 안팎에서는 조 대표가 현재 맡은 그룹 부회장과 이사회 의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점을 들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의 씨앗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부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도 아직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조 대표가 법률 대리인을 KL파트너스로 변경한 것을 계기로 경영권 분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KL파트너스에는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권 분쟁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갖춘 법무법인 세종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KL파트너스는 최근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의 법률 대리인으로 박찬구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도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