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알바’보다 ‘진짜 일자리’ 긴요...文 정부, 고용주가 아니라 고용 도우미 돼야
‘세금 알바’보다 ‘진짜 일자리’ 긴요...文 정부, 고용주가 아니라 고용 도우미 돼야
  • 권의종
  • 승인 2021.02.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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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없는 사람은 먹고살기가 갈수록 팍팍...일자리 감소가 소득 불평등으로 전이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다. 없는 사람은 먹고살기가 갈수록 팍팍하다. 코로나 사태가 유독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를 어렵게 한다. 통계청이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짐작은 했으나 결과가 충격이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월 59만6,000원에 불과하다. 전년 4분기 68만6,000원과 비교해 13.2% 감소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4분위 가구는 721만4,000원으로 되레 1.8% 증가했다. 월 13만 원 가까이 늘었다.

그나마 1분위 가구의 전체 소득은 월 164만 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다. 정부 지원, 이른바 공적 이전 소득이 54만3,000원으로 17.1% 증가한 덕분이다.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만~200만 원씩 지급한 새희망자금, 폐업 소상공인 취업 등에 50만 원씩 지원하는 장려금 등의 효과가 컸다. 하지만 5분위 가구의 전체 소득은 1,002만6,000원으로 더 큰 폭인 2.7% 늘었다.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1분위 가구와 비교해 5분위 가구가 몇 배나 버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다. 이 배율이 4.72배로 1년 전의 4.64배보다 높아졌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 효과를 걷어낸 시장소득(근로·사업·재산·사적이전소득) 5분위 배율을 따져보면 차이가 더 난다. 1년 전 6.89배에서 7.82배가 되었다. 경기침체와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 5분위 배율의 확대, 즉 소득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 불평등은 일자리 감소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로 인한 고용 참사가 저소득층에 직격탄을 날렸다. 작년 12월 일자리는 1년 전보다 62만8,000개 감소했다. 특히 저임금 일자리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임시·일용직 일자리는 1년 전보다 34만9,000개 줄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판매 종사자 일자리가 40만 개 가까이 감소했다. 장사가 안돼 종업원을 내보낸 업체가 많았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7만4,000명 증가했다.

코로나 고용 참사가 저소득층에 직격탄...재난 지원금이 지원 절실한 하위계층에 집중 안 돼

재난지원금이 피해 지원이 절실한 저소득층에 집중되지 않았다.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작년 4분기 공적 이전 소득이 전년보다 9만8,200원 올라 33.6% 증가했다. 3분위 가구(8만1,600원)와 2분위 가구(9만8,200원)의 공적 이전 소득 증가 폭도 컸다. 같은 기간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에 대한 이전 소득 증가분(7만9,200원)을 앞섰다. 재난지원금이 피해를 본 자영업에는 주어졌으나, 일자리에서 밀린 종업원에는 돌아가지 않았다는 추론이 성립한다.

통계청 조사는 중요한 시사점을 전한다. 일자리가 없으면 아무리 정부가 소득을 보전해도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바꿔 말하면, 저소득층의 살림살이를 개선하려면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식을 같이 한다. 1분기까지 9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쉽게도 미봉책 수준이다. 시기적으로 촉박하다. 불과 한 달 남짓 남은 기간에 그 많은 수의 일자리를 만들려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질(質)도 빈약하다. 일자리 90만 개 중 70만 개가 세금 투입으로 만들어지는 노인 일자리다. 공원·도서관 등 공공시설 청소와 쓰레기 줍기, 경로당 식사·청소 도우미, 등·하굣길 교통안전 지킴이 등 단기 ‘세금 일자리’다. 보통 10~12개월간 월 30시간 이상, 하루 3시간 이내 일하고 27만 원씩 받는다.

그렇다면 일자리는 누가 만들어야 하나. 정부인가 기업인가. 당연히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장기적일 수도 고임금일 수도 없다. 그렇다면 기업이 마음 놓고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는 규제 철폐, 애로 해소 등 온갖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내유보금 과세, 이익공유제와 같이 기업을 힘들게 하는 정책은 삼가야 한다.

청년들, 중견기업-대기업 선호...기업이 질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도록 큰 안목의 대책 나와야

경제의 미래인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통계청의 1월 고용지표를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5.7%로 치솟았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27%를 기록했다. 실업률에도 잡히지 않는 '그냥 쉬었음' 인구 271만5,000명 중 27.3%, 74만1,000명이 20·30대다. 청년 고용시장이 얼마나 정체되고 악화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한다.

청년실업 급증은 기업의 신규채용 급감에 따른 영향이 크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말 상용근로자 5명 이상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4분기~올 1분기 채용계획 인원은 25만3,000명으로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다. 작년 3·4분기 구인 인원(62만1,000명)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미스매치도 실업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구직자와 구인자 간 고용조건의 아귀가 잘 들어맞지 않는다. 중소기업은 채용하려 해도 청년들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을 선호한다. 작은 기업에 취업을 꺼린다. 놀면 놀았지, 급여 수준과 근로조건이 열악한 기업에는 가려 하지 않는다. 취업을 해도 몇 년 일하면 그만두고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예도 드물지 않다. 실업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이다 보니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긴 안목의 일자리 근본 대책이 긴요하다. 취업률, 실업률 등의 고용지표만 보고 세우는 근시안적 대책은 한계가 있다. 경제환경 변화, 저출산 고령화 등 시대적 추세에 발맞추며 경제정책, 교육 정책 등과의 조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선 급하다고 당장 어렵다고 ‘세금 알바’나 양산할 일이 아니다. 기업이 질 좋은 ‘진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게 해야 한다. 정부는 고용주가 아니라 고용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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