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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후궁’ 발언, 그냥 넘길 일 아니다
조수진의 ‘후궁’ 발언, 그냥 넘길 일 아니다
  • 오풍연
  • 승인 2021.01.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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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는 속담이 있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이 같은 홍역을 종종 치른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도 그렇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댔다가 고소를 당하고,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조수진이 백번 잘못 했다. 비판한다고 그랬겠지만, 그 표현이 지나쳤다. 바로 사과하면 될 일인데 조수진은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안에서도 조수진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올까.

조수진은 지난 26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작년 총선 당시 고 의원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등 정권 차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썼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누가 보더라도 섬찍한 표현이다. 후궁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를 연상케 한다. 누구의 후궁이냐부터. 성차별적 요소도 있다고 하겠다.

조수진은 누구인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채널A 방송에 출연해 정부 여당을 신랄히 비판하곤 했다. 그러다가 국민의힘에 들어가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 말로서 빛을 보았다고 할까. 국회의원 배지를 단 뒤에도 대여공격수로 활동했다. 그 점은 인정할 만하다. 그렇더라도 말은 가려서 해야 한다. 민주당과 고민정 의원이 발끈하는 것은 당연하다. 민주당은 사퇴를 촉구했고, 고민정은 직접 고소했다.

고민정은 27일 조수진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의원이 '선거공보물에 허위학력을 적은 혐의'라고 (저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에 대해서도 고소를 진행한다"면서 "조 의원은 국민 세금을 받는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다. 그냥 참고 넘기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민형사 모두를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정은 또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는 말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들의 판단을 무시하는 폄하 발언"이라면서 "광진을 주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고 의원은 총선 때 경희대 수원 캠퍼스를 졸업하고도 구글 프로필에 서울 캠퍼스 졸업으로 허위로 기재한 혐의, 주민자치위원들의 지지 발언을 담은 공보물을 8만여 가구에 배포한 혐의 등으로 고발됐으나 작년 9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민주당도 발끈했다. 허영 대변인은 “같은 여성 국회의원을 ‘조선 시대 후궁’에 비유하며 역대급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면서 “조수진 의원은 지금 즉시 성희롱 막말의 피해자인 해당 의원에 사과하고 국회의원 직을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조 의원은 아직 ‘촌철살인’과 ‘명예살인’을 구분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지 못한 듯 싶다”고 쏘아댔다. 민주당 의원 41명은 공동 명의 성명서를 내어 조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당협위원장은 조수진을 나무랐다.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며. 당 차원의 징계도 고려해봄직 하다.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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