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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권인숙 의원의 외침을 듣고 있는가
민주당은 권인숙 의원의 외침을 듣고 있는가
  • 오풍연
  • 승인 2021.01.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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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부천서 성고문 사건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 30년도 지난 일이기 때문이다. 그 때의 피해자가 바로 민주당 권인숙 의원이다. 나는 80년대 후반 재판 과정도 지켜 보았다. 법정에 들어갔다가 방청객들이 법대를 향해 던진 날계란을 맞기도 했다. 민주화 선언 이후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사건이었다. 권인숙이 경찰관의 만행을 폭로했기에 비로소 만천하에 드러났다. 성폭력 사건은 이처럼 용기 있는 여성이 필요하다.

오늘 아침도 그 때 기억이 났다. 당시 권인숙의 모습도 떠올랐다. 고 조영래 변호사 등이 변호를 담당했었다. 재판은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취재를 갔다가 조 변호사를 차를 얻어타고 서울에 올라온 적도 있다. 조 변호사로부터 이런 저런 얘기를 들었지만 너무 오래돼서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권인숙의 용기를 높이 샀던 것 같기는 하다.

권인숙이 26일 민주당에 대해 일갈을 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에 대한 당의 태도가 못 마땅하다는 얘기다. 권인숙이니까 할 수 있는 지적이 아닌가도 싶다. 다들 쉬쉬하는데 또 다시 용기를 내 성추행 문제를 부각시켰다. 아주 적절한 비판이라고 본다. 민주당도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사돈 남 얘기 하듯 하니 말이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최인호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민주당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멀리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가까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등은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같은 소리를 하니 뜨악할 수밖에 없다.

권인숙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 사건에 대한 소식은 충격적이었지만, 그에 대해 민주당이 발표한 입장문은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면서 "민주당도 같은 문제와 과거를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해 충격과 격앙이라며 남이 겪은 문제인 듯 타자화하는 태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당을 비난할 여유가 없다"며 "민주당은 반복되어 일어나는 권력형 성범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반드시 해결 해내야 하는 책무를 잊으면 안 된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특히 지금은 박원순 시장 사건 관련 피해자나 관계자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는 상황에 있다. 이제는 당이 나서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지자와 국민에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라면서 "수권정당으로서, 진보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 정당으로서 구태의연함이 아니라 반성과 성찰의 태도로 걸어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전 시장들의 성추행 때문에 치르게 된 것이다. 거기에 대한 사과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런데 타자화시키니 이런 내부 비판도 받는 것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안 된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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