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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엠트론 구자은 회장 '미스테리'...계열사 예스코 초고액 배당 '진짜 이유'?
LS엠트론 구자은 회장 '미스테리'...계열사 예스코 초고액 배당 '진짜 이유'?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0.12.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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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작년 156억원, 올 1~9월 96억 불과한 기업이 무려 1,550억 중간배당
모기업 예스코홀딩스, 각종 사업실패 지원에다 대주주들에게 고액배당 가능한가?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당기순이익이 작년 156억원, 1~996억원에 불과한 기업이 무려 1,550억원의 중간배당?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주주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배당성향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대체로 30% 안팎이다. 100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면 보통 30 정도만 배당한다는 얘기다. 나머지는 사내유보로 남겼다가 미래를 위한 설비투자 등으로 쓴다. 주주들이 너무 많이 가져가 버리면 미래를 위한 투자 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순이익 156억원에 1,550억원의 배당이라면 배당성향이 무려 993%. 순이익의 10배를 배당으로 가져갔다. 이 기업이 그동안 벌어 쌓아둔 현금성자산이 1,816억원이라는데, 거의 모조리 배당으로 들고 간 것이다. 회사의 앞날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대주주라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것도 인화와 안정을 중시한다는 재계 17LS그룹 계열사에서 최근 이런 일이 일어났다. LS는 왜 이런, 좀처럼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결정을 했을까?

문제의 LS계열사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예스코다. LS그룹 도시가스 계열사인 예스코 주식은 100% 모두 지주사인 예스코홀딩스가 갖고 있다. 예스코는 지난 4일 지주사 홀딩스에게 155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매년 100~140억원 정도씩의 배당을 해왔는데, 이번에 갑자기 이런 엄청난(?)  배당을 한 것이다. 

한기평예스코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사실상 한단계 강등조치

구자은 회장

LS그룹 계열 예스코홀딩스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에 나섰지만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에너지기업 예스코의 지주회사로 다양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기업은 에너지사업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계열사를 신설했고, 벤처기업 및 금융투자에도 반경을 넓혔으나 불안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예스코홀딩스는 지난 2017년 미국 투자회사 오크힐에 조성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약 53억원에 매입했으나 현재 36억7800만원의 손실(평가손익 기준)을 기록했다. 

예스코는 현재 서울 경기지역 도시가스 시장점유율 4, 시장점유율은 13.1%인 기업이다. 1~9월 매출은 5,962억원. 전년동기보다 약간 감소했다. 매출은 적지 않지만 도시가스시장이 포화상태이고, 저유가까지 겹쳐 매출은 거의 늘지않고, 영업이익률도 1~2%에 불과한 기업이다.

총차입금은 작년말 2,024억원에서 지난 9월말 2,444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적자는 안보지만 큰 이익도 못내고, 설비투자 등 때문에 차입금은 계속 느는, 그렇고 그런 기업인 셈이다.

초고액배당의 후폭풍은 현재 거세다. 우선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작년말 0.1배이던 순차입금/EBITDA(상각전 영업이익)9월말 1.3배로 크게 증가한데 이어 연말에는 더 나빠질 전망이다.

신용평가회사인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 10일 이 회사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사실상 한단계 강등조치했다. 예스코 노조와 직원들은 지난 달 말부터 철야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직원들은 시민들이 낸 도시가스요금으로 운영되는 업체로서, 노후배관 관리등 안전보장에 신경써야할 돈을 모두 배당으로 보냈다며 이 조치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예스코의 주요 재무지표(단위 : 억원, 별도기준)

 

20201~9

20191~9

매출액

5,962

6,140

영업이익

82

109

당기순이익

96

115

유동자산

2,330(9월말기준)

3,663(작년말기준)

유동부채

1,802( )

3,196()

이익잉여금

2,696()

2,739()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예스코 신용등급 강등원인,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한데 따른 각종 손실증가 때문인 듯"

한기평은 이번 중간배당이 모회사의 재무부담 확대에 따른 자금지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모기업인 홀딩스의 자금사정이 워낙 좋지않아 긴급지원했다는 것이다. 예스코홀딩스는 이미 지난 5월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로부터 신용등급 전망 강등조치를 당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나신평 설명과 언론보도들을 보면 원인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한데 따른 각종 손실증가 때문이었다. 자회사를 통해 벌여오던 북미지역 자원개발 실패에 따른 우발채무 급증과 한성피씨건설이라는 손자회사가 경기도 고양 덕은지구에서 벌이는 4천억원 규모의 주택분양사업 관련손실 등이 겹쳤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나온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3분기 분기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홀딩스의 올 1~9월 연결기준 매출은 7,739억원. 전년동기 7,829원에 비해 약간 줄었다.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245억원에서 올1~9월은 25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40억원. 상태가 많이 안좋아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끈게 몇개 있었다. 4개 투자조합에 투자했던 투자주식의 손상차손이 101억원. 전년동기엔 6억원에 불과했던 대손상각비가 올해는 307억원. 해외사업 환산손실이 828억원. 해외자회사에 빌려주었다 사실상 떼인 대여금의 손상차손 인식이 197억원.

고양 주택사업자인 한성피씨건설은 올1~9월 매출 1,293억원에 84억의 순이익을 냈다고 보고했지만 건설공사 손실인식도 532억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중 당장 장부에 직접 반영해야 할 손실금액은 600억원 안팎에 불과해 보인다. 아무리 따져봐도 1,550억원이란 배당은 너무 크다. 사업손실 보전외의 다른 목적도 있는 것일까?

예스코 고배당 정책은 ‘그룹 일가 배불리기’ 비판...회사측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배당 결정했다”

▲ 사진=예스코홀딩스 홈페이지

홀딩스의 최대주주는 LS엠트론 구자은 회장(13.32%)이다. 그는 2003LSLG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나올 때의 공동창업자 구태회,구평회,구두회 3형제중 구두회의 아들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합쳐 39.33%. () 구자명 LS니코동제련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부사장이 내년1월 이 회사 사장으로 승진할 예정이다.

예스코홀딩스의 모그룹인 LS그룹의 주력업종은 전선 금속 전력설비 가스 등으로, 대표적인 B2B 기업이다. LG에서 분리될 때만 해도 이 업종들의 업황은 안정적이고 괜찮았다. 지금도 창업2세 사촌들이 10년씩 돌아가며 회장을 나눠 맡을 정도로 인화도 좋았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 도시가스시장포화 등으로 에너지기업들이 모두 좋지않고 중국기업들과의 경쟁 등으로 전선 등도 점점 빠듯해졌다. 신사업이라고 계속 시도했지만 성공한 것도 거의 없었다. 작년 매출은 10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은 3,520억원, 당기순이익은 875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안정적이던 기조가 변하며 이러저리 투자하다 날리고 부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극히 조용하고 안정과 온화로 대변되던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다. 일종의 통행세를 받는 회사를 만들었다가 공정위에 적발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재판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 2세에 이어 3, 4세들까지 회사 곳곳에 기웃거리니 이들에게 나눠줄 먹거리들도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고액배당도 자꾸만 늘어나는 대주주 일가들에게 배당이라도 좀 시원하게 주자는 취지에서 한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는다. 물론 아니겠지만 이론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해 보이는 얘기다.

이에 대해 LS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상태를 감안해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배당을 결정했다”며 “배당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것은 도시가스사업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코로나19 충격의 장기화로 인해서 투자사업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해 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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