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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윤석열 싸움 구경만 하는 청와대
추미애-윤석열 싸움 구경만 하는 청와대
  • 오풍연
  • 승인 2020.10.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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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이쯤되면 갈 데까지 갔다고 할 수 있다.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고,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의 사퇴를 사실상 압박하고. 때문인지 “이게 나라냐”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내가 보아도 지극히 비정상이다. 그런데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지키라고 했다고 공개한 반면 추미애 법무장관은 그럴 리 없을 것이라고 엇박자를 놓고 있다. 이러다보니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판이 더 커지게 됐다.

나는 처음부터 똑같은 주장을 폈다. 추미애나 윤석열 중 하나가 죽어야 싸움이 끝난다고. 그러나 둘다 그럴 마음이 없다. 끝까지 가보겠다고 한다. 둘이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둘의 싸움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 법무부와 검찰 조직이 망가지고 있다. 속된 말로 콩가루 집안이 됐다.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싸늘해 졌다. 장관과 총장이 X판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둘을 말릴 사람은 딱 한 사람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데 계속 침묵모드다. 청와대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나 이는 잘못이다. 국정이 엉망인데 바로 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 책임은 문 대통령이 져야 한다. 청와대의 바람은 말을 안 해도 다 안다. 윤석열이 스스로 물러나기만을 바란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을 자르고 싶어도 못 자른다는 뜻이다.

나는 2~3달 전쯤 이런 주장도 했다. 문 대통령이 공동 책임을 물어 둘다 해임하면 된다고.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고려할 수 없게 됐다. 시기를 놓쳤다고 할까. 무슨 일이든지 때가 있는 법이다. 윤석열은 그렇다 치고, 추미애도 자르기 어려울 듯 싶다. 추미애가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것도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자신을 내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을 게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알맹이가 없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7일 '청와대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다툼을 중재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동안에도 (관련 사안에) 언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면서 "감찰이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언급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으니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니 이 같이 원론적인 말 이상은 못할 것 같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0일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의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는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윤 총장이 지난 22일 국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 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느냐고 묻자 "그에 대한 말씀을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둘에 대해 인사권을 발동할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이 유일하다. 추미애는 개각 때 바뀔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윤석열이다.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임기를 채우는 것도 불행한 일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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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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