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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임원, 직원 자살에 책임 '논란'...정의선 체제 또다른 악재로 떠올라
현대차임원, 직원 자살에 책임 '논란'...정의선 체제 또다른 악재로 떠올라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10.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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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직원 '자살은 고위 임원 '폭언·욕설' 때문?...직장 괴롭힘에 의한 직원자살 숨기는데 '급급'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의 한 임원이 산하 직원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코나 전기차 화재에 이어 아산공장 조기퇴근직원 징계로 이미지가 깎인 데다 직장 괴롭힘 사례로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 새 판 짜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리더십에 흠집이 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7일 현대차 디자인센터 연구원 A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현대차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SNS에 자살이 원인이라는 글들을 올렸다.

사망한 A씨의 동료 직원 253명은 공동으로 낸 추도사 및 호소문에서 A씨가  "2020년 초 본인이 감당하기에 지나친 책임감으로 병을 얻었고, 지난 4월부터 병가를 내어 병을 치료하면서" 회사 복귀를 위해 힘썼으나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SNS에 공개된 이들의 완곡한 표현 밑에 달린 적나라한 댓글들은 A씨의 사망 원인은 자살이고 이는 직장 내 상사의 폭언이 주요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전하고 있다. 한 현대차 직원은 직장인 익명소통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 "폭언이 있었습니다"라며 직장 상사의 괴롭힘이 있었음을 밝혔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의 동료직원들은 그가 말못할 고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폭언과 욕설이 따르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걸렸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이 회사 고위임원의 폭언과 욕설이 그 배경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의 B전무는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A씨를 자살로 내몬 장본인이라는 논란에 휘말렸다. 더욱이 이 임원은 최근 케이블방송 tvN의 인기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도 출연해 "자동차 디자인은 팀워크가 중요한 종합예술"이라는 발언한 바 있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직원들은 A씨가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4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담당한 사람으로 장래가 촉망받는 디자이너라고 회고했다. B전무에 대해서는 "이 따위로 계속하면 창문에서 밀어버릴 거야!" "X만도 못한x 니가 디자이너야?!"라는 폭언을 일삼는 임원으로 묘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홍보 관계자는 "개별적인 일인데 '블라인드'에 사실 확인도 안 된 글들을 보고 자꾸 전화가 걸려와 황당하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확인해 보니 사실관계가 많이 다르다"면서 "이는 고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A씨 죽음에 대한 현대차 디자인센터 동료직원들의 추모글과 호소문.
▲A씨 죽음에 대한 현대차 디자인센터 동료직원들의 추모글과 호소문.

현대차의 직장 내 괴롭힘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군대식 문화 잔재 아직 굳건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직장인 B씨는 올초 블라인드 앱에서 “입사한 지 2년 직상 상사의 야! 너! 라는 호칭과 함께 업무 실수나 상사의 말이 옳다 싶으면 머리에 꿀밤을 때리는 행위를 일삼는다”고 전하며 회사 내 입지가 센 차장의 이러한 행동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 되는지 객관적인 판단을 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은  현대차그룹에 군대식 문화의 잔재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갑질 119'는 "1987년 이전에는 현대차 노동자들이 공장에 들어갈 때 머리 길다고 바리캉으로 머리카락이 잘리고 조인트도 까였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사태를 대하는 모습에서 현대차는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직원의 자살이 어느 정도는 직장문화에서 비롯됐다는 비극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직장 괴롭힘 문화를 바로잡아야 함에도 치부가 공론화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에만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일부 직원들은 자살에 이른 직장 괴롭힘과 관련한 글들을 사내 게시판 등에 올렸으나 회사 측은 글이 올라오는 대로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내부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 외부 커뮤니티로 옮겨져 논란을 키웠다. 일부 커뮤니티의 글들도 외부의 요구에 의해 많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적인 조직 문화 만들어 간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아직은 상사와 부하 간의 경직한 수직적 한 문화를 바꾸지 못한 것 같다”면서“군대식 문화로 대표되는 현대차그룹의 조직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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