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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예탁금 4조원 ‘역대 최대’···공짜로 빌려 쓰는 증권사
외화예탁금 4조원 ‘역대 최대’···공짜로 빌려 쓰는 증권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2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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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최대 수백억원 은행 이자 받는 증권사들, 고객에 이용료 지급 규정은 ‘모르쇠’
여의도 증권가 전경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해외주식 직접투자 수요 급증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 맡겨놓은 개인투자자의 외화예탁금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화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예치해놓은 외화자금임에도 불구하고, 발생되는 이자를 고객에 돌려주는 곳은 미래에셋대우 뿐이다. 

증권사들은 수수료 지급 강제규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주식거래가 급증하는 만큼 정당한 지급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규정에는 외화든 원화든 투자자가 맡긴 예탁금에 대한 이자를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7개 증권회사가 외국환은행과 한국증권금융에 맡겨놓은 외화예탁금 규모는 6월말 기준 4조3492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이 돈을 맡긴 대가로 증권금융과 외국환은행에서 연 0.1~0.9%의 이자를 받고 있다. 증권사별로 예탁금 규모에 따라 지급받는 이자액을 단순 계산하면 43억4920만원~391억 수준으로 집계된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돈이다. 증권사는 이 돈을 빌려 신용융자거래 등에 사용한다. 

증권사들은 과거 외화예탁금이 많지 않아 이에 따라 발생되는 이자도 적다는 이유로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고객들이 예탁금을 쌓아두기보다는 필요할 때 외화를 원화로 환전해 대금을 지급했던 만큼, 예탁금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증권회사별로 외화예탁금 규모를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1조6770억7858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증권(6789억9970만원), 키움증권(3562억4844만원), 한국투자증권(3027억5641만원) NH투자증권(2993억6929만원) 순이다.

증권사들이 4조원이 넘는 외화를 금융기관에 예치해 이자를 받고 있지만 발생되는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곳은 미래에셋대우뿐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11월 미국 달러 외화예탁금에 대해 이용료를 지급하겠다고 결정했다. 

미래에셋은 3개월 평균 잔고가 500달러 이상이면 ‘예탁금이용료’라는 명목으로 연 0.1%, 500달러 미만일 경우에는 0.05%를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달러자산을 포함한 외화자산이 일정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한 예탁금이용료를 지급할 상황이 됐다”며 “고객에게 보다 나은 수익을 제공하기 위해 지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르면 예탁금에 대해 이자 성격인 이용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를 어길 경우 과징금 등 별도의 제재는 없어 사실상 이런 상황을 묵인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관리하는 데도 나름의 비용이 들어갈 것 같아 자율적으로 이용료율을 정해 지급하도록만 했을뿐 강제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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