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3일(현지시간) 기술주 동반 급락으로 인해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을 비롯해 그동안 증시의 강세를 이끌어 온 핵심 기술 기업의 주가가 갑작스러운 조정에 직면한 형국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598.34포인트(4.96%) 떨어진 11,458.1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전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2,000선을 돌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감소를 보였다.
이와 함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25.78포인트(3.51%) 하락한 3,455.06,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807.77포인트(2.8%) 하락한 28,292.73으로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회복을 주도했던 애플이 12.9% 급락한 지난 3월 16일 이후 최대폭인 8%나 떨어지면서 시장의 기술주 투매 분위기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덩달아 테슬라도 9% 이상 하락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6% 넘게 내렸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도 각각 4% 이상, 알파벳은 5.1% 떨어지는 등 대형 기술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다만 미 법무부가 반독점 소송을 이달 안에 제기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힌 알파벳의 주가는 이전부터 큰 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한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해 일단 수익 실현을 위한 조정이라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쉼 없이 오른 데 따른 부담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술주 조정이 촉발한 폭락세는 미국의 실업 관련 지표와는 무관했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13만 명 줄어든 88만1000명(계절 조정치)으로, 3월 중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8.1에서 56.9로 내리는 등 미국의 둔화된 서비스업 경기는 증시에 다소 부담을 줬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부정적 경제 전망의 확산과 함께 공화당과 민주당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양책과 관련해 백악관과 민주당이 다시 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중으로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단시일 내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조기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백신 개발과 승인 등이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될 경우 더 큰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일직선의 상승 이후 변동성 장세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전과 같은 강세를 보지는 못하는 장세가 열릴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이다.
베세머 트러스트의 홀리 맥도날드 투자 담당 대표는 "이번 투매는 8월의 상승을 고려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며, 보다 일상적인 시장 여건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면서 "가을에는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 하락한 5,850.86으로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도 1.4% 내린 13,057.77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역시 0.4% 빠진 5,009.52를 기록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도 3,303.48로 1.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