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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안철수-홍정욱 '디스'...직설화법의 정치학
김종인의 안철수-홍정욱 '디스'...직설화법의 정치학
  • 오풍연
  • 승인 2020.09.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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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던진 말이 유력주자들에게 상처 줘...정치란 꽃길 없고, 자기가 싸워 쟁취해야

[오풍연 칼럼] 지금 우리 정치의 한 축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이다. 박근혜 대통령 만드는 데도 기여했고, 문재인 대통령 만드는 데도 기여했다. 그의 정치생명이 긴 이유라고 할까. 시효가 다 된 것 같은 데도 이당 저당에서 그에게 손을 벌린다. 그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까닭이다.

김종인은 머뭇거림이 없다. 어떤 질문이든지 술술 대답한다. 노련미로도 볼 수 있다. 뜸을 들이지 않는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설화법을 구사한다. 유력 대권주자에 대해 물어보면 “그 사람 안 돼”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홍정욱 전 의원에 대해서도 그랬다. 말조차 꺼낼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인의 눈에서 멀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인은 3일 안철수와 연대설을 거듭 일축했다. 그는 "(안 대표) 개인으로 볼 거 같으면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서 정치활동을 하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언론에서 자꾸 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관계를 자꾸 말씀 하시는데 저는 그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안철수는 김종인에게 그대로 앉아 당한 셈이다. 별볼일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고 할까. 김종인이 국민의힘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어서다. 나도 안철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음 대선에 나가도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본다. 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권주자로서 위상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뜻이다. 안철수 역시 대선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않은 상태다.

김종인이 홍정욱에 대해서는 더 심한 말도 있다. “그 사람 얼굴 잘 난 것 말고 뭐가 있느냐”는 투로 얘기했다. 내용, 즉 콘텐츠가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홍정욱도 김종인한테 보기좋게 한 방 맞았다고 할까. 막 정치재개를 하려고 하는데 뜻밖의 봉변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역시 김종인이 갖고 있는 정치적 위상 때문이다.

김종인은 얼마 전까만 해도 당내에는 대권주자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대안으로 40대,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그래서 70년생인 홍정욱이 주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홍정욱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고도 볼 수 있다. 홍정욱의 정치 재개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치란 그렇다. 꽃길은 없다. 자기가 싸워 쟁취해야 한다.

김종인이 이처럼 유독 두 사람을 박대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게다. 국민의힘 내부를 다독이려는 의도도 깔린 것 같다. 바깥 얘기만 하면 내부 구성원들의 의욕을 꺾을 수도 있어서다. 더 분발하라는 뜻도 담고 있을 터. 당을 장악하겠다는 속내도 있다고 여겨진다. 서울시장이든, 대권주자든 큰 뜻을 품으려면 자기에게 잘 보이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선거까지 있어 김종인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더 많아졌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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