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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조은산과 조롱받는 사회
진중권·조은산과 조롱받는 사회
  • 오풍연
  • 승인 2020.08.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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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은 하되 품격 지켜야...대통령은 그래도 우리가 뽑지 않았던가

[오풍연 칼럼] 재야의 고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제도권에 들어와 있지 않지만 밖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나라가 어지러우면 예나 지금이나 이런 사람들이 나오게 되어 있다. 최근 진인(塵人) 조은산이라는 사람이 주목받고 있다. 그가 청와대에 올린 국민청원 때문이다. 상소문(上疏文) 형식을 빌었다. 거의 모든 언론이 기사로 다뤘다. 그럼 스타가 된다.

조은산은 인천에 살고 있으며, 두 아이를 둔 30대 가장이라고 한다. 나도 그가 올린 글을 모두 읽어 보았다. 상당히 많은 분량이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기는 하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상대적으로 잘못 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를 집중 부각시킨 것은 조중동, 이른바 메이저 언론들이다. 문 대통령이 싫으니까 그의 글을 통해 대통령 비판 대열에 함께 했다고 본다.

언론은 이처럼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 같은 언론을 탓할 수는 없다. 이슈를 만드는 게 언론의 역할이기도 하다. 나도 칼럼을 쓰는 사람으로서 씁쓸하기는 하다. 조은산은 야인(野人)이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하지만 글의 수준은 상당했다. 정말 30대인 줄은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연륜이 묻어나기도 했다. 글은 그 사람의 얼굴이라고 하지 않던가.

또 한 명의 야인이 있다. 바로 진중권이다. 그는 작년 조국 사태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조국과는 서울대 82학번 친구 사이. 진보 진영에 있던 사람이 진보 정권을 때리니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가히 진중권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언론들은 진중권이 한마디 할 때마다 기사화를 한다. 그럼 조회수도 많이 나온다. 진중권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랄까.

나 역시 칼럼을 쓰면서 진중권의 말을 인용한 적이 많다. 많은 부분 내 생각과 같아서다. 사실 이는 불행한 일이다. 기자들도 거의 매일 무슨 말을 할까 그의 페이스북을 뒤지곤 한다. 때문인지 진중권 이름은 웬만한 정치인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 한국의 영향력 인사로 손꼽힐 정도다. 그런 진중권을 비판하는 언론은 보기 드물다. 나는 한 두 차례 칼럼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진중권의 비판 영역 또한 자유다. 하지만 용어 자체는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너무 거친 언사는 반발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어제만 해도 그랬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보낸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대통령을 비판했다. 비판은 하되 품격을 지켰으면 한다. 그것은 비판자로서 기본이기도 하다. 자기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나도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

진중권은 문 대통령에게 “의원들이라고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해괴한 법안들로 선동정치나 하고 자빠졌고. 이걸 나라 꼴이라고 만들어 놓고 그렇게 자랑스러운가?”라고 물었다. “분위기 살피다가 슬쩍 무임승차한 주제에. 빨리 2년 지나갔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대통령을 깔아뭉개는 듯한 표현은 누가 보더라도 눈에 거슬린다.

정부도, 대통령도 조롱할 수 있다. 대신 지나친 비하성 발언은 하지 말자. 대통령은 그래도 우리가 뽑지 않았던가.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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