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 김병숙 대표 등 기소돼...검찰, 산재사망 원청업체 책임 물어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대표 등 기소돼...검찰, 산재사망 원청업체 책임 물어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0.08.05 16:10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균 씨 사망 20개월 만에 서부발전 대표 등 16명 기소… "안전조처 안 하고 방치"
원청업체 대표 기소로 한국 산업노동계 새 이정표 될 수 있을지 결과 주목돼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대표가 고 김용균 씨 산재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청업체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대표가 고 김용균 씨 산재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청업체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최근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와 관련한 원·하청 대표 기소 건이 한국 산재사고 역사에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발생한 김용균 씨 사망사고와 관련해 지난 1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이뤄진데 이어 최근 원·하청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김용균재단은 그 동안  “원청 한국서부발전 대표와 하청 한국발전기술 대표가 사고 책임자”라며 1인 시위를 해왔다. 충남 태안경찰서가 원·하청 책임자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혐의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 한때 이들의 기소에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남아 있지만 검찰의 이번 책임자 기소는 앞으로 한 해 2000여명이 죽어나가는 산업노동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의 대표가 기소됨으로써 산업현장에 안전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5일 법원 등에 따르면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서부발전 김병숙(62) 대표와 한국발전기술 박영진(67) 등 16명을 지난 3일 불구속기소 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하청 법인 2곳도 함께 기소됐다.

김 씨는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께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석탄운송설비에서 컨베이어벨트와 아이들러(롤러)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한국서부발전과 하청 업체 양쪽 모두 김씨 사망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김 대표 등 서부발전 측 관계자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컨베이어벨트의 물림점에 대한 방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하청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이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고인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9호기 ABC 컨베이어벨트에서 점검 작업을 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하청업체 박 대표의 경우 사망 사고 이후 고용부 장관 작업 중지 명령을 받았는데도 9·10호기를 가동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안전사고가 빈발해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원·하청 대표이사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사고 발생 위험성을 인식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 사실을 확인하고 함께 기소했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오른쪽) 씨 등이 대전지검 서산지청에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대표를 처벌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오른쪽) 씨 등이 대전지검 서산지청에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대표를 처벌하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부발전 기소, 라오스댐 붕괴사고에 이은 '결정타'
한편 김 씨 사망사고는 이른바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 16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하청 노동자의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유족과 고 김용균사망사고진상규명및책임자처벌시민대책위원회, 공공운수노조는 고인이 숨진 후 2019년 1월 원·하청 대표이사를 포함한 21명을 살인죄·업무상과실치사죄·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로 대전지검 서산지청에 고소·고발했다. 충남 태안경찰서는 해당 사건에 맡아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와 기술전무, 한국발전기술 대표이사와 발전본부장 등 원·하청 책임자 7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유족 등은  “원·하청 대표이사를 비롯해 권한의 정점에 가까운 자들일수록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며 “권한 있는 자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용균재단에 따르면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이 승인한 작업지침서인 ‘석탄취급설비 순회점검지침서’에는 2인1조 근무가 명시돼 있었지만 본사 책임자에게 보고되는 도급계약서상 배치인원은 구간별 한 명으로 작성됐다. 또 원·하청 본사 책임자들은 2인1조 근무원칙 위반, 설비 운행 중 설비점검 사실을 알았고 몰랐다고 하더라도 책임자들의 직책과 설비 소유 및 관리자 지위에서 오는 관리감독자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

사건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여는도 그동안  “사망재해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자는 원·하청 대표”라고 강조해왔다. 이들 대표가 원·하청 시설을 유지·관리·운영하는 것부터 노동자 작업수행 방법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가졌는데 이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구체적 원인으로 위험시설에 대한 방호조치 미이행, 청소·점검 작업 중 운전정지 미이행, 조도 불량,  2인1조 근무 미실시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로 보아  원청업체 한국서부발전의 김 대표가 법망을 피해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018년 취임 첫해부터 내부 직원의 횡령사건과 라오스댐 붕괴사고로 리더십에 흡집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번 검찰기소로 경력에 큰 오점을 남길 수도 있는 송사에 휘말리게 됐다.

이번 대표 등의 검찰 기소에 대해 한국서부발전 측은 "법원으로부터 정식적인 공소장을 받지 못한 상태라 공소장 확인 후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