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의 보존과 우리의 책무
생물다양성의 보존과 우리의 책무
  • 김기중
  • 승인 2020.07.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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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칼럼] 지구상에는 약 천만 종의 생물종이 살고 있을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추론한다. 이중 공식적인 이름, 학명이 부여된 생물종은 약 20%인 2백만 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추론만 할 뿐 몇 종이 더 있는지 아직 모른다.

어떤 학자들은 지구상의 생물종을 2천만 종으로 추론하기도 한다. 물론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생물종 수를 추론하지만, 학자들에 따라 편차가 크다. 특히 미세한 세균이나 균류의 경우 아직 이름이 없는 종이 이름이 있는 종보다 훨씬 많다.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물종은 지구의 특정 장소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따라서 지구에는 기후환경에 따라서 생물종이 많이 분포하는 곳과 적게 분포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특정 지역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종들이 분포하는지를 정의하는 용어가 생물다양성이다.

그런데 전 지구적으로 보아 육지에서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을 생물다양성 열점이라고 부른다. 학자들은 약 35개의 열점지역을 인지하고 있다. 이 35개 지역은 히말라야 지역, 인도-버마 지역과 같이 지리적 지역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뉴질랜드나 필리핀과 같이 지리적 구분이 국가의 구분과 일치되는 경우 국가로 정의되기도 한다.

다양한 생물종들이 사는 생물다양성 열점 지역은 인류가 살기에도 적당한 기후를 갖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인류문명의 발달과 함께 이들 열점지역 면적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많은 생물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어서 미래에 이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멸종의 회오리바람에 휘말리고 있다.

생물종이 이 회오리바람에 휩쓸리면 빠져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고, 결국 멸종에 이르게 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우선적으로 생물다양성 열점을 잘 보존하는 것이 시급한 인류의 책무이다.

인류의 생활양식이 바뀌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개념도 기본 개념인 종다양성에서, 종 내의 개체들을 통하여 파악할 수 있는 유전적다양성, 또 다양한 종들로 구성된 기능 단위인 생태계의 다양성, 그리고 인류가 자연과 교감하면서 이루어 낸 문화적 다양성까지 총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이들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든 간에 다양성이 높은 것이 그 시스템의 건강성을 의미한다. 즉, 종이 건강하려면 유전적다양성이 커야 하고, 생태계가 건강하기 위해선 종 다양성이 높아야 하며, 지구가 건강하려면 생태계가 다양하여야 하며, 생태계를 구성하는 한 종인 인류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다양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지구상에는 인간의 극심한 간섭으로 많은 생물종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유전적다양성이 낮은 생물종은 멸종에 극히 취약하다. 예컨대 멸종의 회오리바람에서 멸종 위기종을 구출하기 위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언어학자들도 같은 맥락에서 영어를 비롯한 주요 언어가 세계화되고 많은 소수 언어들이 사라지는 것을 경계한다.

인간은 혈당량, 혈압, 체지방 지수, 간 수치, 지방 함량 등 여러 수치를 이용하여 우리의 건강을 파악하는 지수로 활용한다. 같은 원리로 지구의 건강 지수도 생물종다양성지수를 이용하여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의 탐욕으로 많은 생물종들이 야생에서 멸종하였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있고, 생태계의 구성 종들은 단순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 지수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마치 어느 종이 멸종위기에 처하거나 멸종되면 그 종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기능적 구조적으로 얽혀있는 생태계는 생태계 자체가 우리 몸과 같은 하나의 유기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인간의 한 기관이 기능하지 못하면 결국은 불구가 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 지구생물다양성 지수는 현재보다 더 감소할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인류에게 더 심각한 질병들이 더 자주 창궐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질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지구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생태계에 대한 인간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우리의 생활방식을 끊임없이 개선하여야 한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현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우리의 책무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필자소개

글쓴이 / 김 기 중
·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교수

· 저서
『열대의 과일자원』, 지오북
『열대과일 100가지 맛여행』, 지오북
『생명의나무 바오밥』, 지오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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