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김여정은 이제 만 32살이다. 김정은(36) 위원장의 친동생이라고 하지만 너무 나댄다. 다분히 의도적이다. 북한의 2인자임을 각인시키려 하는 듯 하다. 김정은 유고시 여차하면 권력을 승계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지금 김여정은 당과 군을 거의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총참모부에 명령을 내릴 정도이니 말이다.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보여주려는 인상이 짙다.
우리 청와대만 난감해졌다. 김여정의 독설이 점점 심해지자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을 게다. 문 대통령은 상대방 국가 원수다. 최소한 예의라는 게 잊는데 그것마저 깡그리 무시한다. 그런 수모를 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것 같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의 파트너가 못 된다.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17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 등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전쟁의 위기까지 어렵게 넘어선 지금의 남북 관계를 후퇴시켜선 안 되며 남과 북이 직면한 난제들을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런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윤 수석은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일이며, 북한의 이런 사리 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 강 대결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남측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김 제1부부장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측은 우리 측이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대북 특사를 비공개로 제의한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면서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로 대북 특사 파견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사는 성사되기 전까지 밝히지 않는 게 국제외교의 관례다. 북한은 이를 무시해 버렸다. 막 가자는 것과 다름 없다.
우리는 북한의 속내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번 대남 공격은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대화의 문은 열어 놓되 수모를 당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사기도 생각해야 한다. 북한에 끌려다닐 수 만은 없다. 거듭 강조하건대 북한과 통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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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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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