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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4월 거래액 20배 늘어 역대 최대... '투기판' 전락
ETN 4월 거래액 20배 늘어 역대 최대... '투기판' 전락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0.05.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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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투자 수요 몰린 탓...투자자 추가 손실 우려 높아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ETN 상품 거래액이 20배 늘어나는 등 투기판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ETN 상품 거래액이 20배 늘어나는 등 투기판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달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ETN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4123억원으로, 지난 2014년 11월 ETN 시장이 개설된 이래 가장 큰 금액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207억원) 이후 4개월 만에 무려 20배나 늘어난 규모로 평가된다. 

당초 올해 2월까지만 해도 ETN 시장의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358억원에 그쳤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24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4월 들어서는 4000억원을 넘어서면서 거래 규모가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일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달 6일 원유 선물 연계 ETN 14종목의 하루 거래대금은 8551억원에 달했다. 이날 전체 ETN 거래대금의 96%가량은 원유 선물 연계 ETN 거래대금이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연계 ETN을 중심으로 투기적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파생 금융상품으로 개발된 ETN이 '묻지마'식 투자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ETN은 국내외 주식·채권·상품·변동성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으며 선물이나 원자재 등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종목에 대한 분산 투자가 가능하지만 괴리율이나 롤오버(월물 교체) 등 투자 변수가 존재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거래가 몰리면서 유가 급락으로 지표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 매수세가 이어진 결과 지표가치 대비 ETN 시장가격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지는 가격 왜곡 현상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부 WTI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의 경우 괴리율이 지난달 한때 1000%에 육박하면서 지표가치의 10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투자자가 ETN을 지표가치보다 비싸게 매수하면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하여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WTI 선물 ETN 및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해 소비자경보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당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원유 선물 ETN '사자'를 이어가면서 투기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ETN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가운데 9개는 원유 선물 ETN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개인 순매수 1위인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경우 지난달 주가가 79.67%나 폭락했고, 2위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도 한 달 새 53.09% 하락했다. 다른 ETN 상품도 일제히 급락하면서 ETN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지난달 월간 기준 평균 수익률은 -36.78%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당 종목들의 괴리율이 최고 449%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향후 가격이 정상화할 때까지 추가 급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평가된 ETN을 비싸게 매수한 투자자로서는 향후 괴리율이 좁혀지며 가격이 하락할 때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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