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코로나(AC) 시대의 도래...한국 경제 완전히 새판 짜야
애프터 코로나(AC) 시대의 도래...한국 경제 완전히 새판 짜야
  • 권의종
  • 승인 2020.04.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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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창의적 안목으로 미래 보는 자의 몫... 한강의 기적도 위기를 기회로 삼은 수고의 삯
방역에서 경제로 무게중심 이동 필요...한국 경제의 위치 재설정하는 중장기 전략 마련 시급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코로나19는 무적이다. 겨룰 상대가 없다. 무소불위의 현대 문명도 미세 바이러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역병이 무서운 건 알았으나 신종 코로나 감염증의 괴력이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 평온의 일상이 죽음의 공포로 돌변한다. 선진국과 후진국, 동양과 서양,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인류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세계화 네트워크가 통째로 단절되고, 삶의 여건이 한꺼번에 마비된다. 각국이 앞 다퉈 국경을 폐쇄하고 도시를 봉쇄한다. 인간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대상물에 불과하다. 모임과 접촉이 금지하는 비대면(untact)의 질서가 한껏 득세하고 있다. 

아직까지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이 요원한 가운데 피해의 범위와 규모가 줄어들 줄 모른다. 지구촌 곳곳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난다. 지난 1월 9일 중국 우한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수그러들 기색조차 없다. 재난이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더 나올지 오리무중이다. 답답함에 속만 타들어간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근자에 이르러 우리의 코로나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점이다. 피해가 확산 일로에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확연하다.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입이 방정이라고 섣부른 장담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상황에 이른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크게 감사할 일이다.

무적의 코로나19, 현대 문명도 바이러스 앞에 무력...인류를 사지로, 경제를 침체로 내몰아

이 와중에 위로받을 일도 있다. 한국식 방역 모델을 세계가 부러워한다. 방역 당국의 효율적 대처, 의료진의 헌신, 촘촘한 정보망, 성숙한 시민 의식을 두고 칭송이 자자하다. 국민건강보험제도와 요양보호체계 또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특히 고(高)인구밀도, 고(高)접촉 문화, 고(高)도시 집중 등 바이러스 취약 환경에서의 극복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한다.

진짜 위기는 경제다. 병으로보다 굶어서 죽을 판이다. 방역에서 경제 살리기로 무게중심 이동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경제는 이미 기초체력이 약화되어 있던 차에 코로나 쇼크가 겹치면서 침체가 더 커진 상태다. 산업의 취약 고리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무너지고 있다.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줄도산 위기에 내몰려있다. 경영 악화를 견디지 못한 대기업까지 정부의 도움을 청하고 있다.

고용은 절벽이다. 대량 실업이 본격화되면서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고 있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의 실업급여 대기 행렬이 길어지고, 기업의 일자리안정자금과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폭증한다. 정부 지원책이 쏟아지나 조족지혈이다. 비상경제회의가 며칠 걸러 열려 각종의 강도 높은 지원책을 발표하나 중과부적이다.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 지원책만도 150조 원에 이른다. 납부유예나 만기연장 등 간접지원 효과는 349조 원으로 추산된다.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앞서 1차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되기도 전에 2차 추경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진행 중이다. 벌써부터 3차, 4차 추경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몇 차례나 더 코로나 추경이 편성될지 가늠조차 어렵다. 4월 총선으로 새롭게 구성되는 21대 국회는 추경예산 심의하다 올 한해 다 보내게 생겼다.

국내적으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소상공인 회생, 실업대책과 가계부채 해결 급선무

AC(After Corona) 시대의 달라진 경제 환경에 맞춰 새판을 짜야 한다. 한국 경제의 위치를 재설정하는 중장기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소상공인 회생, 실업대책과 가계부채 해결이 급선무로 꼽힌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제, 주52시간제도 등 기존 정책에 대한 재검토도 마다하면 안 된다. 전가지보(傳家之寶)의 정책은 없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섬찍하다. 한국의 경우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의 미국 정책과 유사한 패턴을 밟고 있음을 우려한다. 미국은 대공황 초기인 1933년 국가산업진흥법을 제정, 최저임금제 도입, 노동시간 단축, 생산량 제한 등의 반시장적 정책을 시행했다. 그 바람에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위기로부터의 회복시간도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고깝게 들을 일이 아니다.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

대외적 과제는 더 무겁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살려내야 한다.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의존도부터 낮춰나가야 한다. 기술집약적 중간재와 자본재, 고부가가치의 소비재, 서비스 중심으로 수출 품목을 다양화해야 한다. 신흥국의 생산비용 상승,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해외생산기지 본국 이전(reshoring) 등으로 해외 생산을 줄이는 선진국의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한다.

부가가치 창출의 주력 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재편되는 추세에 부응, 첨단기술 기반의 제조업과 서비스 융합을 통한 수출 확대가 바람직하다. 그러잖아도 주요국 대비 서비스의 부가가치 창출력이 낮아 서비스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한국 경제다. 유망 생산기지로 떠오른 아세안 시장에서 공급망을 선점·확대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했던 범용 중간재 수출을 여타 시장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이 긴요하다. 

부단한 연구개발(R&D)은 기본이다. 핵심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고급화하고, 기업 간 협업 생태계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게 쉽지 않은 일이나 못할 것도 없다. 반전은 창의적 안목으로 미래를 보는 자의 몫이다. 한강의 기적도 위기를 기회로 삼은 수고의 삯이었다. 전화위복은 반복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로부터 ‘방역 모델’ 수출과 함께 ‘경제회복 프로그램’ 전수를 간청하는 전화 받기에 더 바빠졌으면 좋겠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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