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번 총선의 정당투표 용지는 48.1cm나 된다고 한다.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들이 난립했기 때문이다. 새로 만든 선거법 탓이다. 사표(死票)를 방지하고 소수정당을 배려한다는 목적에서 만들었다. 그러나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그 취지는 무색해졌다.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법을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앞장선 심상정 정의당 대표마저 개정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이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할 때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해찬 이낙연 이인영이 다르지 않았다. 특히 이낙연은 위성정당을 만들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리가 없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가 모두 거짓말을 한 셈이다. 통합당은 대놓고 만들었지만, 민주당은 슬그머니 따라가 듯 만들었다. 민주당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이 만든 위성 정당은 더불어시민당이다. 민주당에서 사실상 쫓겨난 손혜원 정봉주가 만든 열린민주당도 위성 정당이나 다름 없다. 민주당은 두 개나 만들었다고 할까.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자기들끼리 싸운다. 의석을 한 자리라도 더 늘리려고 하는 까닭이다. 더불어시민당은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열린민주당에 밀릴 수도 있어서다.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시민당은 소수당이나 시민 후보들을 앞 번호에 배치하고 11번부터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들을 배치했다. DJ의 삼남 김홍걸은 14번을 받았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김홍걸도 당선이 위험하다. 김홍걸이 비례대표 선정에 반발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최악의 경우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들은 당선권에 못들 가능성도 있다. 많아야 1~2명 당선자를 배출하든지.
반면 열린민주당은 손쉽게 당선자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대깨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열린민주당은 조국팔이를 하고 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번 총선은 조국 대 윤석열의 대결이라고도 했다. 그럼 대깨문들이 어느 당을 지지하겠는가. 열린민주당을 지지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몇 번 얘기했지만 열린민주당은 만든 사람이나 비례대표 후보나 하나같이 막가파다. 염치 없는 사람들만 모아놓았다고 할까. 손혜원 정봉주는 뻔뻔하기로 대한민국 1등이다. 최강욱 김의겸 주진형 황희석을 보라. 이런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그들이 배지를 달고 무슨 일을 할 것인가는 안 보아도 뻔하다. 조국 대통령 만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그런 얘기도 나돈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열린민주당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아마 싫지 않을 게다. 충성도로 따진다면 민주당의 추천 후보보다 이들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격이다. 민주당과 합당이 여의치 않으면 다음 대선에서 자체 후보도 낼 것으로 본다. 이런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그것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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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