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코로나19의 팬더믹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 속에 증시가 바닥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보험사의 변액보험 수익률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주가 영향을 크게 받는 변액보험 자산이 큰폭으로 하락한 탓에 해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다.
2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3월23일 기준 22개 생보사의 변액보험펀드 순자산은 91조5224억 원으로 열흘 전과 비교 했을 때 11.6% 감소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행하기 시작한 2월만 하더라도 105조 원을 유지했지만, 미국 등에 퍼지기 시작한 3월20일에는 89조 원으로 급감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이익을 배분하기 때문에 보험기간 중에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변동되는 상품이다.
즉 납입보험료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다수의 소비자들이 가입하고 있다. 특히 ‘증시 호황기’에는 변액보험 판매가 급격히 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국면에 들어서자 22개 생보사의 순자산도 일제히 급락했다. 변액보험 운용자산이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3월23일 기준 26조6023억 원으로 50여 일 사이 10% 가까이 줄었다. 한화생명도 14조4986억 원으로 7.8% 감소했으며, 교보생명 13조5203억 원으로 10.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가 영향에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곳은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었다. 카디프생명은 2월1일 1조1540억 원에 달했던 순자산이 3월23일 8654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카디프생명 관계자는 “자사 변액보험 운용자산 중 ELS(주가지수연계형)펀드의 비중이 비교적 크다. ELS 구조에 따라 기초지수의 등락률과 변동성, 금리 등을 평가해 기초지수의 움직임보다 하락률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액보험 운용자산이 10조 원이 넘었던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도 50여 일 사이 15% 가량 줄어들면서 8조~9조 원대로 떨어졌다.
생보사들은 주가가 떨어졌다고 무작정 변액보험을 중도해지하는 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ELS 보험은 만기 시점에 수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의 가격 하락이 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변액보험은 가입 시 사업비를 사전에 떼고 나머지 돈으로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보는 구조라 적어도 8~10년을 납입해야 원금보다 많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수익률과 해지 시 환급금에 대한 문의가 열흘 사이 급증했다”며 “다만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때 해지하면 원금보다 낮은 금액이 환급될 수밖에 없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