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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 "올해 이상문학상 발표 없다”...‘저작권 양도 조항’ 논란
문학사상, "올해 이상문학상 발표 없다”...‘저작권 양도 조항’ 논란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2.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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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불거진 지 한 달 만에 공식 사과...“계약 조건 전면 수정...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했다”
▲지난해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지난해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금융소비자뉴스 김태일 기자] 작가들이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문제삼아 우수상 수상을 단체로 거부한 가운데 문학사상사가 올해 예정됐던 제44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상문학상 수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는 4일 페이스북에 임지현 대표이사 명의로 “문제로 지적된 이상문학상 수상 합의 사항에 대해 전면 시정하겠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이어 “우수상 수상 조건을 모두 삭제하고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 관련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겠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문학사상사는 또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해 ‘직원 실수’라고 밝힌 기존 입장도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 탓으로 정정했다. 그리고 “관행으로 이루어져오던, 그리고 기준 없이 행해져오던 일들을 직원의 책임으로 전가한 것에 대한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해당 사태는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했음을 분명이 하는 바”라고 밝혔다.

문제가 불거진 지 한 달 만에 공식 해명이 나온 데 대해서는 최근 본사 편집부 직원들이 대거 퇴사함에 따라 사태 파악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6일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 등이 ‘저작권 3년 양도’ 조항을 문제삼아 우수상 수상을 단체로 거부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김금희 작가는 저작권 양도 문제 뿐 아니라 수상작을 자기 작품의 표제작으로 쓸 수 없고, 다른 단행본에 수록될 수 없다는 문학사상사의 수상 조건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지난해 대상을 받은 윤이형 작가가 ‘절필’ 선언을 하면서 사태가 격화됐다. 윤 작가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에 원고지 29장 분량의 글을 올려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제가 받은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며 “이런 환경에서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 일할 수 없다. 작가를 그만둔다”며 절필을 공식화했다.

이어 동료 작가 수십 명도 문학사상사의 원고 청탁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중에는 이전 이상문학상 수상자도 있다. 일부 독자는 불매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경자) 역시 지난 3일 성명을 내 “문학사상사의 이상문학상 운용과 관련한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작가들의 목숨과도 같은 저작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 행위이며 나아가 작가의 인격과 명예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매듭짓지 못하면서 문학사상사는 올해 이상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하지 않는다. 문학사상사는 “시대 정서에 걸맞고 수상 작가들의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규정과 운영방식 등을 수정해 보다 새로운 이상문학상으로 거듭나려 한다. 작가,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체계성과 공정성에 더욱 힘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윤이형 작가를 비롯해 이번 사태로 상처 입으신 모든 문인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드린 점 역시 사과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상문학상은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문학작품상으로, 대상 수상작 한 편과 우수상 수상작들을 묶어 연초에 작품집으로 발간된다. 올해 예정된 우수상 수상 대상자는 다섯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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