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대한항공이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대내외 악재로 항공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사실상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예고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6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승무원과 해외근무 직원, 기술·연구직 등을 제외한 전 직원이 포함된다.
대한항공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희망퇴직 시행에 나섰다. 6년 전 당시 약 110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지난 10월에는 근속 만 2년 이상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정년(60세)에 앞서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직원들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강제성은 없으며 본인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신청한 직원에 한해 실시한다"고 덧붙혔다.
하지만 업계는 항공업황 부진에 따른 인사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앞으로 구조조정을 딱히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익이 창출되지 않으면 버릴 것”이라고 말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에 나선 만큼 업계 전반에 ‘감원한파’가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4월 희망 휴직을 받았으며, 5월에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스타 항공 역시 지난달 무급 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희망퇴직자에게 퇴직위로금(월 기본급+교통보조비) 2년동안 지급하며 자녀 학자금을 최대 2년간 지원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공급과잉, 일본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다. 또 일본 대체노선으로 꼽히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로 인해 수요 감소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망한다.
타 항공사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이 적자 폭을 확대하는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최근 플라이강원이 취항한 데 이어 내년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이 취항하면서 경쟁은 더 치솟을 것으로 예고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회복이 쉽지 않을 때 비용 절감에 나설 수 밖에 없는데, 인건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결국 인력 조정으로 이어진다"며 "항공업황이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조조정 이슈는 계속 따라다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