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은경 기자] 내년에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리지 않는 '미분양' 물량이 최대 3만 호에 달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5~2017년 주택 공급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역전세 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주택공급의 변동성이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KDI는 올해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최대 2만5561호, 2020년이면 3만51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매년 주택 인허가 물량과 가구 수를 기반으로 추정한 기초주택수요를 비교했는데, 2013~2014년 8만6000~11만5000호 정도였던 공급과잉이 2015~2017년 29만6000~35만8000호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준공 후 미분양은 주로 경기 지역, 그중에서도 최근 신도시로 일컬어지는 지역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5대 광역시에서도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주택과잉 공급은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역전세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장기평균 대비 10% 증가할 경우 전셋값은 0.6∼1.121% 하락한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증한다면 지방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떨어지고, ‘역전세난’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KDI의 주장이다.
KDI는 또 서울ㆍ경기 지역의 경우 전셋값이 가장 높았던 2018년 2월과 2017년 12월을 감안하면 전세계약 만기도래시점인 오는 12월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역전세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올해 경기도에 예정된 입주물량은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18만7000호 이다. 때문에 경기도의 중위 전셋값은 전년 대비 0.75~1.48% 하락한 약 2억 3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7년 말(2억5000만원) 대비 약 2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이 같은 역전세난은 임차인과 임대인 및 전세자금대출 기관인 금융권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건설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지난 2011년 미분양 해소 과정에서 100대 건설사 중 25%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실제로 부도를 맞은 업체 수가 145개에 달했다.
한편 한국 주택시장은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단계이며 가구 수를 기준으로 2008년 주택보급률이 100%를 기록해 올 연말 106%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 연구부장은 "정부의 택지공급이 공급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어 신중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면서 "세입자 피해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전세대출과 보증기관의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