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 제외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원 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오후 2시가 넘어서면서 장중 한때 연고점을 넘어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연고점아래선에서 거래되다가 막판에 달러당 1196.70의 종가를 기록, 결국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재점화 국면을 보이면서 전 장초반부터 뜀박질을 시작한 후 오전장 내내 전날보다 7원정도 오른 선에서 치열한 매매공방을 벌였다. 달러 매도가 이어지면서 전날보다 7.5원 정도 오른 1190원 초·중반대에서 거래가 집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윗에서 다음 달 1일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율의 관세 폭탄은 아니지만, 사실상 중국산 수입품 전량에 대해 관세 장벽을 쌓게 되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나머지 3250억 달러에 대해서도 25% 관세율 적용을 경고해왔다.
여기에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로 지정하면서 원달러환율은 다시 상승폭을 넓혔다. 이날 오후 2시를 넘어서면서 원달러환율은 장중 한 때 달러당 1,197원에 거래돼 장중 한때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그러다가 장마감전 까지 연고점 아래서 거래가 이뤄지다가 원달러 환율은 장 막판에 1196.70원의 종가를 기록, 연고점을 경신했다.
올해 종가기준 원달러환율의 최고점은 미·중 무역갈등 속에서 위안·달러 환율 급등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 5월17일의 달러당 1195.7원이었는데 이날 원 달러환율이 이를 넘어서면서 원달러환율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월9일 1208.3원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악재가 속출하고 있는데 따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예고에 따라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위험 기피 심리가 커졌다”며 “이날 일본 각의에서의 한국 화이트 리스트 제외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롱(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장 초반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재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이후 고점 부담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 이후 재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환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는 이미 다 나온 상태"라며 "화이트리스트 제외의 경우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3~4개월 이후 수출 등의 지표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그동안은 1200원선 돌파를 두고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