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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인보사 '판매 중지' 충격...이웅렬 전 회장 '책임론' 급부상
코오롱 인보사 '판매 중지' 충격...이웅렬 전 회장 '책임론' 급부상
  • 내미림 기자
  • 승인 2019.04.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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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안전성 문제없다" 해명에도···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주가 이틀 연속 급락
▲코오롱 전 회장 이웅렬
▲코오롱 전 회장 이웅렬

[금융소비자뉴스 내미림 기자]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잘 알려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골관절염 치료제)의 주성분이 연골 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였다는 사실이 15년 만에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Invossa-K Inj.)’의 판매중단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며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웅렬 전회장 임기 당시 차명주식 보유를 숨긴채 거짓보고를 하고 재판에 넘겨지면서 불명예스러운 은퇴를 하고 코오롱의 기업 이미지를 먹칠한 가운데, 이제는 인보사 치료제의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투약을 받은 환자는 3500여명에 달한다. 회사측은 개발 초기단계에서의 세포 혼입으로 인한 의도치 않은 실수이며, 치료제의 안정과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인보사의 유통·판매는 물론 글로벌 임상 까지 전면 중단되면서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은 인보사에 다른 세포가 사용된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품목허가 유지 여부를 판가름할 계획이다.

2일 오전 11시 10분 기준 코오롱생명과학은 전 거래일보다 8.63%(4550원) 떨어진 4만8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15.73%(3800원) 급락한 2만35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지주사인 코오롱은 1.48%(400원) 오르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인보사의 제조·판매 중단 여파로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1일에도 가격제한폭(29%)까지 떨어져 하한가로 폭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고 인보사의 주성분 가운데 1개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돼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 및 판매 중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요청에 따라 인보사의 유통 및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소식에 지난 1일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장 초반 나란히 하한가로 직행했고, 마감 전까지 계속 하한가를 유지했다. 이날 코오롱도 19.59% 떨어진 2만7050원에 장을 마쳤다.  

한편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인보사의 유통·판매 중지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건의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인보사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19년간 투자한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사람의 연골세포(HC)인 1액과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 2액을 3대 1로 섞어 무릎 관절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인보사 판매가 중지된 것은 2액에 포함된 세포 1개 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르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차명 주식 보유 사실을 숨긴 협의로 재판에 넘겨져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금융실명제법·독점규제법 위반 협의로 불구속기소 되어 돌연 은퇴했다. 금수저를 내려놓겠다고 해 빈축을 샀다. 인보사 충격사태도  이웅렬 전회장의 임기 기간동안 발생한 문제로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회사측에 따르면 인보사를 발명한 코오롱티슈진은 그동안 TC를 분석했던 2004년 결과를 근거로 이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유전자 검사인 STR검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TC의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주(293유래세포)가 혼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측은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인지한 것은 규제와 기술에 대한 문제가 컸다고 해명했다. STR 검사는 친자확인 검사에 사용되는 유전자 배열 검사로, 미국은 2010년 부터 유전자의 혼입을 막기 위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를 대상으로 STR 검사를 권고해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9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인보사 시술 건수가 크게 급증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사태로 큰 제동이 걸렸다.

더 큰 문제는 해외다. 인보사는 지난해 일본에 62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이 이뤄졌고, 중국 2300억원, 중동지역에 1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다. 동남아 제약사들을 포함하면 약 1조원 이상의 수출 계약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는 이번 인보사 사태가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물론,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미칠 타격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도 보건당국도 지난 15년간 이런 사실을 모르고 다수 환자들에 실제로 투약이 됐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을 미친다"며 "참단바이오법이 2년만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안그래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이번 사태가 바이오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보사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세포를 변경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고의성이 없고, 형질전환세포는 세포기능을 조절하는 TGF-β1를 발현하기 위한 매개체이기 때문에 연골세포이건 신장세포이건 치료제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29번째 국산 신약이자 유전자 치료제로서 첫 신약으로 판매까지 되고 있는 제품에 당초 허가받은 것과 다른 세포 성분이 들어가 있음에도 정밀한 조사 없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2004년 인보사 국내 임상부터 2017년 판매허가에 이르기까지 인보사에 포함된 세포가 어떤 것인지조차 검증하지 못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잠시 동안 판매를 중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입증이 나올 때까지 시중에 있는 제품을 회수하고, 기존 성분과 다른 내용을 고지한 데 대해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품 성분이 변경되는 중요한 실수가 있는 만큼 품목 허가 취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간담회에서 "허가 취소가 되려면 임상 단계에서 쓰인 세포와 상업화 단계에서 쓰인 세포가 달라야 하는데 인보사는 동일하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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