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 강민우 기자] 금융소비자원(원장 조남희, 이하 ‘금소원’)은 국내 17개 은행에 재직 중인 감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6개 은행은 금융감독원 출신, 5개 은행이 정부관료 출신으로 대부분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융권과 금감원의 감사 자리가 정권의 하사품으로 취급되는 적폐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 출신 은행 감사는 농협, 신한, 하나 등 시중 대형은행과 BNK부산, 광주, 전북 등 지방은행이다. 관료 출신 감사는 산업은행(서철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국장), 수출입은행(조용순 전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본부장), IBK기업은행(임종성 전 헌법재판소 기획조정실장)이며 오종남 전 통계청장과 구욱서 전 서울고법원장은 각각 SC제일은행과 대구은행의 감사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부분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적 판단의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금감원이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감사를 총괄하는 기관인데 이번 정부 들어서도 낙하산 인사의 전형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된 금감원 김우찬 감사는 경희대 출신이며, 경희법조인 회장을 지낸 판사 출신이다. 지난해 금감원이 김 감사에게 지급한 급여는 2억5천만원 정도였다. 금융에 대한 비전문가를 선거공신이라고 해서 금융총괄 감독기관의 감사를 맡기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개탄스런 인사라 할 수 있다. 적폐를 청산한다는 촛불정부가 이런 행태의 인사를 태연히 하는 것은 얼마나 금융에 무지한 지를 보여주는 금융무능이라고 할 수 있다.

금감원 감사는 최근 5년간 연 평균 26건 내부감사를 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18건에 그쳐 눈에 띄게 줄었다. 개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내부감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금감원이 내부개혁, 내부감사는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최근 5년간 내부감사에서 징계건수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감사의 역할이 과연 있는지를 의심받게 한다. 이런 감사와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도 금감원은 허구 헌 날 금융사 감사만 하겠다고 발표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금소원은 “은행권의 감사 자리가 놀고 먹는 자리로 인식·운영되고, 급여는 3~4억원을 받으며, 정치권의 전리품 자리로 전락한 이런 개탄스러운 상황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은 ‘이게 금융이냐?’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청와대는 당장 금감원 감사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감사들부터 인사개혁차원에서 즉각 면직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감사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하고 혁신적 감사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 이를 시작으로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적폐인사, 무능인사, 정실인사 등 실패인사들을 정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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