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현정 기자]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사건의 1심 선고가 22일 내려진다. 지난해 10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총수 일단 5명이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지 14개월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22일 오후2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신 총괄회장과 일가에 형을 선고한다.
앞서 검찰은 롯데 총수일가 범죄 금액이 총 2791억원에 달한다며 지난달 1일 신 총괄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의 중형을 구형했다.
신 회장에게는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을 구형했다. 또 함께 재판을 받은 신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에게는 각각 징역 7년에 벌금 2200억원을 구형했다.
신 총괄회장은 2000억원대 경영비리 혐의를 받는다.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과 서씨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면서 각각 560억원, 298억원의 증여세를 포탈하고 두 사람에게 롯데시네마 매장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회사에 778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신 총괄회장은 회사 돈을 횡령해 신 전 부회장에게 391억원을, 서씨 모녀에게 117억원을 지급하고 자기가 갖고 있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넘겨 회사에 9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다른 총수일가 구성원들도 경영비리 가담 의혹을 받는다. 특히 신 회장은 그룹 컨트롤 타워인 롯데 정책본부를 동원해 신 이사장과 서씨 모녀를 지원하라는 신 총괄회장의 지시를 실행에 옮긴 혐의를 받는다. 또 자신의 경영실패를 감추기 위해 다른 계열사들의 자금 471억원을 무단으로 끌어온 혐의도 있다.
총수 일가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해 왔다. 신 총괄회장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신 총괄회장의 애국심과 경영철학을 욕되게 하지 말아달라. 경제계 거목이 조용히 물러날 수 있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총수 일가와 함께 기소된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도 이날 1심 선고를 받는다. 이들에게는 각각 징역 5년이 구형됐다.
한편, 신 회장은 이 재판을 앞두고 일본으로 건너갈 형편이 되지 않아 장인의 임종도 곁에서 지키지 못했다. 신 회장의 장인인 오고 요시마사(淡河義正) 전 다이세이(大成) 건설 회장이 21일 도쿄(東京)에서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신 회장의 부인인 오고 마나미(淡河眞奈美) 씨가 요시마사 전 회장의 장녀다.
요시마사 전 회장의 발인은 26일 오전에 거행될 예정이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은 장인의 발인에도 참석하지 못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