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국민들이 맡긴 은행 예산을 들여 기업 오너 2세들의 관광 여행을 보내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경영인 2세만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경영자클럽’을 운영하는 등 기업 오너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혜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그램에 기업은행은 ‘억 단위’의 해외 세미나를 기획하는 등 상당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여기에 국민들이 기탁한 은행 자금이 쓰였다는 사실. 올 상반기 기업은행이 주관한 해외세미나 비용 3억 원 중 30%가 넘는 1억 300만 원이 은행 예산으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영전략세미나라고 칭했던 해외세미나가 실은 사파리 투어부터 뗏목체험까지 세미나를 빙자한 ‘금수저’들의 관광여행에 불과했던 점도 드러났다.
결국 기업은행은 기업 오너 2세들의 모임 형성, 친목 도모, 기업 간 정보 공유를 위한 그들만의 해외여행에 은행 예산을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딱히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으니 금감원 측에서는 별 다른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주 의원은 "생활비를 벌기위해 약물시험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망하는 청년과 경영인 2세라는 이유로 무료 인턴십을 지원받는 금수저 청년들의 상반된 상황에도 법의 구속력이 없다며 손 놓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태도를 용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금수저들을 위한 특혜에만 몰두하는 것은 법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윤리적으로 반드시 재고해보아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