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은행 직원들이 고민이 깊다. 이번에는 기필코 민영화에 성공하겠다는 의지아래 주가를 끌어올리기를 위해서 우리은행 임직원들이 세 번째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사실상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자사주 매입에 자의반 자의반 타의반 격으로 내몰려 있다.
민영화에 성공하면 매입가를 훨씬 웃도는 주가상승으로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번 다섯 번째 민영화도 수포로 돌아갈 경우 상투를 잡아 장기간 물리면서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증권전문가들은 "자사주매입이 분명 주가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은행의 주가에 비해 저평가된 자산가치나 자사주 매입규모 등에 비추어 성공적인 민영화의 결정적인 해법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사주조합은 이달 5일부터 7일까지 직원들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아 20일부터 3일 동안 증권사를 통해 364만주를 매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1만156원으로, 총 370억원 규모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상반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판단돼 주가에 선 반영된 부분이 있는 데다 민영화에 대한 시그널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주가 상승효과가 상쇄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다음 달 우리은행 지분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가 받쳐주지 않을 경우 다섯 번째 민영화 작업도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하고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르면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들도 주가 상승에 따른 금전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주가 하락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도 민영화가 좌절돼 주가가 1만원 아래로 추락하면 기대감에 올라탔던 직원들은 주가 ‘꼭지’에 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