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안된 중도가입자 수익률 반영..ISA 관리-감독에 '큰 구멍'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을 부풀려 공시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절렀다. 기업은행은 "사전에 금투협에 보고했을 때 문제가 없다고 했던 사항"이라며 "3개월 안에만 리밸런싱을 하면 되기 때문에 원칙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발뺌'을 했다가 뒤늦게 실수를 인정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앞서 지난 28일 ISA 다모아 홈페이지에서 각 은행과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간(4월 11일~7월 11일) MP 수익률을 처음 공개한 결과, 기업은행의 '고위험 스마트 MP' 수익률은 2.05%로 은행의 ISA 일임형 MP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기업은행이 수익률을 부풀려 공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기업은행이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결과 최종 수익률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는 가입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중도 가입자들의 수익률까지 반영한 수치라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른 경쟁 금융사들은 3개월간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4월 11일의 최초 가입자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산출했가. 하지만 기업은행만 이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MP의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중도에 가입한 고객의 수익률을 합산하면 실제와 달라질 수 있다.최초 가입자를 기준으로 산출한 기업은행 '고위험 스마트 MP'의 수익률은 0.84%로, 공시된 내용과 1.21%포인트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애 대해 기업은행은 "금융투자협회에서 제시한 MP 수익률의 공시 기준을 잘못 해석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이어 "이번 오류공시에 대해 대고객 사과문을 발송하고, 금투협이 제시한 기준대로 수익률을 산출해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기존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 MP 내의 자산군별 투자 비중이 변경됐을 때 이를 통지하고 자산 재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수용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앞으로 MP가 변경될 때에는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투자자에게 안내하도록 절차를 개선하고, 이미 가입한 고객에게는 MP의 변경사항을 통지하고 투자자산 비중을 홈페이지에 공시된 비중에 맞게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ISA는 하나의 통장으로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수익은 최대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줘서 국민의 자산 증식을 돕자는 취지로 만든 제도다. 하지만 출시 이후 금융회사들은 상품의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각종 낚시성 경품 이벤트를 펼치면서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ISA 가입고객은 "기업은행 말고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의 수익률 공시는 얼마나 믿을 만 한지 의문이다“라며 ”평소 금융후진국이라는 지적을 받으면 으레 관치(官治) 때문이라고 정부 탓만 하던 기업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들이 대오각성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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