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한은맨이 쓴 중앙은행 태동기…설립 비화 풍성
현직 한국은행 직원이 구한말부터 1950년 한국은행이 설립되기까지 우리나라 중앙은행의 태동기를 담은 책을 펴냈다.그는 1985년 한은에 입행해 30년 동안 재직 중이다. 한은 워싱턴사무소장, 기획협력국장, 커뮤니케이션국장 등을 역임했다.
차현진 한은 인재개발원장이 쓴 '중앙은행 별곡-혼돈의 시대(인물과사상, 344쪽, 1만6천원)'는 한은의 전신인 조선은행 등 우리나라 중앙은행 태동기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저서에서는 한은 직원들도 잘 알지 못하는 중앙은행 설립 비화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초대 한은 총재인 구용서가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했던 구연수의 아들로, 무시험으로 조선은행에 입행했던 사실 등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기록한 사서는 아니다. 저자는 조선은행의 태동을 중심으로 대한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만주국, 미국 등의 얽히고설킨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조선은행에 얽힌 비화를 통해 20세기 한국사는 물론 동아시아 세계사를 두루 섭력할 수 있다. 특히 조선과 일본, 만주 등 동북아의 금융과 화폐제도의 진화 과정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본질적인 역할, 최근에도 논란이 되는 중앙은행 독립성이란 가치가 정립된 배경 등도 고찰해볼 수 있다. 저자인 차 원장은 앞서 '금융 오디세이', '숫자없는 경제학' 등을 저술했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딱딱한 금융 이슈를 풀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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