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인수합병으로 넥슨을 게임업계 '공룡'으로 성장시킨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이 각종 비리의혹으로 13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뇌물의혹’이 제기된 넥슨 창업주 김 회장이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나온 김 회장은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모든 것을 소상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거래 과정과 자금 조달 경위, 김 회장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에 맞게 김 회장은 그동안 대외활동을 극도로 꺼렸던 데다, 진 연구위원의 주식 대박 사건 이후에도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과연 김 회장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94년 온라인 게임회사 넥슨을 설립한 뒤 김 회장은 벤처 신화를 일구며 승승장구했다.1996년 내놓은 역할수행게임(RPG) ‘바람의 나라’는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장수 게임이다. 김 회장이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단칸방에서 컴퓨터와 씨름하며 내놓은 역작이었다. 20년째 인기를 유지하며 누적 가입자 수가 약 2300만명에 이른다.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넥슨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의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도 주목된다. 김 회장은 부인과 함께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넥슨의 부동산임대업 계열사였던 NXP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았다. 전날 검찰은 김 회장 자택과 NXP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넥슨의 과도한 접대비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넥슨은 주식 거래가 이뤄진 2005년부터 접대비가 크게 늘어나 지난해까지 모두 174억원을 사용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가 지출한 접대비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의혹은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어진 상태다. 앞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넥슨코리아를 넥슨 재팬에 매각해 손실을 초래하는 등 2조8000억원대의 배임·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김 회장을 고발했다. 이 센터는 지난 4월에도 “진 검사를 주식으로 매수했다"며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입장을 뒤집으면서 '기업사냥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