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은행서 또 대출사기..담보물-채무능력 증빙자료 조작해 8억 가로채
국내 굴지의 한 은행에서 전임 직원이 재직 당시 8억원대의 금융사기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은행직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와 허술한 대출관리 체계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K은행 대출담당 직원 출신 김모씨(53)를 공사문서 위조와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은행 재직 당시 김씨는 친인척 등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재직증명서, 전세계약서, 임대차계약서 등의 서류를 위조해 대출금을 챙겼다. 강남지역 3개 지점서 대출 관련 서류 확인 및 심사를 담당했던 김씨였다. 따라서 위조서류로도 까다로운 대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지난 2009년 7월에는 동생이 서울의 한 주택을 임차한 것처럼 꾸며 동생 명의로 전세자금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런 식으로 2008년 7월부터 2013년 9월까지 15회에 걸쳐서 담보물이나 채무상환능력을 증빙하는 자료를 조작해 8억1000만원을 가로챘다.
해당 은행은 김씨의 범행이 시작된 지 7년 만인 지난 해 2월 김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 수사 결과 김씨는 사기 대출금 대부분을 부동산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해당은행 관계자는 “직원 개인의 사기행각이다.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여서 막을 길이 없었다. 김씨의 위조 사실을 적발하자 면직처리 했다”며 “해당 사실을 전 직원에게 알리고 윤리 교육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터치스크린 제조업체 디지텍시스템스 대출 사기 사건에서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이 은행의 전 팀장이 기소된데 이어, 조작된 서류를 눈감아줘 수출업체가 수출대금을 받게 해준 혐의로 같은 은행 팀장이 구속된 바 있다.
최근 K은행은 전-현직 직원의 대출비리가 연이어 터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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