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은 연초 이후 시가총액이 무려 103조원이 증발됐다.
14일 증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1961.31로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12일 1835.28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6.4% 하락한 셈이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241조9497억원에서 1159조6302억원으로 축소, 82조3477억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682.35서 608.45로 10.8% 떨어졌다. 시총은 199조7584억원서 179조1299억원으로 20조6285억원이 사라졌다. 국내주식형 펀드서는 연초 이후 7000억원 가량이 빠졌고, 해외주식형 펀드도 100억원 넘게 설정액이 줄었다. 최근 3개월간 외국인들은 코스피 주식을 8조480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위험자산서 썰물처럼 돈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이른바 '리스크 오프(Risk-off) 심리'가 위험자산 매도로 이어진 것이다.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과 금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는 한국 증시 만의 현실이 아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도 올해 들어 8.3%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13.4% 하락했다. 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하락 폭이 더욱 크다. 중국 상해 종합 지수는 21.9%나 폭락했다. 일본 니케이225도 21.4%나 급락했다. 이밖에도 홍콩 항셍(-16.4%), 독일 DAX30(-16.5%), 프랑스 CAC 40(-13.8%), 영국 FTSE 100(-8.5%), 대만 가권(-3.3%) 등 주요국 주식시장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또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 수익률은 6년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과 정크본드 비중을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