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포인트' 광고하며 혜택준다더니 석달 만에 일방 종료
이동통신사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 가입자를 유치할 때는 온갖 혜택을 준다고 달콤한 말로 속삭이다가 몇 달도 지나지 않아서 안면을 바꾸고 그 혜택을 거둬들이는 등 횡포가 심하다.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족끼리 같은 통신사를 쓰면 포인트 혜택을 준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해온 통신사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방적으로 이를 폐지하거나 축소해버렸다. 혜택을 믿고 가입했던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 16일 가족결합 할인제도를 통해 쌓은 포인트로 스마트폰을 할인하는 T가족포인트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가족포인트 제도와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진행했다”며 “T가족포인트로 쌓은 포인트로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유사 지원금에 해당할 수 있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T가족 포인트는 작년 11월 도입한 가족형 결합상품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2~5인의 가족은 매월 최소 3000포인트에서 최대 2만5000포인트(1인당 1500~5000포인트)가 적립된다. 결합력이 강한 가족을 상품으로 묶어 서비스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T가족포인트로 쌓은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해 휴대폰 가격을 할인받게 했다. 4인 가족이라면 2년간 총 33만6000포인트가 적립돼 스마트폰 구입시 공시지원금과 함께 추가로 33만6000원을 싸게 살 수 있다. T가족포인트 가입자가 출고가 95만7000원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S-LTE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공시지원금 30만원과 33만6000 포인트를 쓰면 32만1000원에 살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를 우회적 지원금으로 판단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9일 SK텔레콤과 비슷한 가족결합형 포인트 단말기 할인 제도를 단말기 할인에서 요금할인으로 바꿨다. LG유플러스의 가족무한사랑클럽은 가족 2명이 결합하면 매월 5000포인트를, 5명이 결합하면 매월 2만5000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2년간 최대 60만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이 포인트는 단말기를 구입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만 쓸 수 있는 다른 통신사의 제도와 달리, 앞으로 적립될 포인트를 미리 받을 수 있어 유사 지원금이 아니냐는 논란을 받아왔다.
SK텔레콤과 KT는 유사 지원금 논란을 받은 중고폰 선보상 제도도 폐지했다.중고폰 선보상제는 18개월 뒤에 단말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중고값을 미리 받아 새 단말기 구입시 할인해주는 제도다. 만약 이동통신사가 중고값을 시세보다 높게 책정할 경우 유사 지원금처럼 악용될 소지가 있다.
방통위는 중고폰 선보상제도와 관련해 지난달 14일부터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방통위가 조사를 시작하자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중고폰 선보상제를 폐지했고, LG유플러스만 중고폰 선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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