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행장 취임후 KB국민은행이 운영개혁 방안을 마련했으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국민은행은 1천300여 명에 이르는 임금피크제 직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직무를 확대하는 등 운영 방안을 대폭 개편했다. 하지만 영업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앞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 미지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지역본부 소속 임금피크 특정직원들이 영업점을 순회하면서 영업점 일일검사, 테마점검 등 준법감시인 선정 특명사항을 수행하던 '자전검사전담자' 직무를 폐지했다.대신 내부통제 업무 전반을 직접 수행하는 내부통제책임자 직무를 부여했다.
이 업무는 기존 자전검사전담자가 수행하던 일일검사를 포함해 자금세탁방지업무, 법규준수점검업무, 재무보고 내부통제업무, 운영리스크 관리업무 등 규정 등 리스크관리 전반을 포함한다. 국민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은 약 1천명인데, 올해 200명 이상이 추가됐다. 향후 수년 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직을 확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임금피크제 직원 한 명이 2~3개 지점을 돌면서 자전검사를 수행하던 것에서 지점 1곳에 상주하도록 했다. 기존 자전검사를 맡을 때에는 오전에 일이 다 끝나면 퇴근해도 됐지만 이제는 지점 1곳에 소속되어있기 때문에 현업 직원들과 출퇴근 시간이 같도록 조정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국민은행은 적용 대상 직원의 급여를 55세부터 직전 연봉 총액의 50%로 삭감하는 대신 60세까지 정년을 연장해주고 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직원들이 현직 때 연봉의 절반 정도를 받으며 하는 일은 고작 오전 지점 두어군데를 순회하는 것이 전부다.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같이 임금피크제 직원들의 직무 전환이 얼마나 효율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영업점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직원들이 모두 선배들인데 지점장 입장에서는 상전을 모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선배에게 이 일을 하라, 마라 할 수 있는 위치가 못되기 때문에 실제로 지금과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내부통제 업무가 늘어났다고 해도 실제로 임금피크제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2~3시간이면 충분하다"며 "임금피크제 직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고육지책으로 2~3개 점포를 맡던 것을 1곳으로 줄인 것 외에는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