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바비킴(42)이 인천을 출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대한항공 KE023편 여객기에서 마일리지(mileage)를 이용한 좌석 업그레이드 논란으로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고 여승무원의 허리를 만지는 등 난동을 부린 사건이 벌어졌다.
김씨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항공사의 ‘마일리지 좌석 승급’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크다. 대한항공 등 수많은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을 대대적으로 광고하지만, 정작 좌석 승급과 같은 직접적인 혜택은 ‘하늘에 별따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마일리지 서비스는 소비자가 특정 항공사를 이용한 실적에 비례해 항공사가 보너스로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는 제도다. 많은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서비스를 다양화해 항공권 구매 외에 좌석 승급과 공항 라운지 이용 등의 편의도 제공한다.
항공사는 또 은행·카드회사와 제휴해 가입자의 금융거래 실적에 비례해 항공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방식이 도입되면서 최근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적립 속도도 빨라졌다. 카드 이용금액이 높은 소비자가 여기서 쌓은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사거나, 좌석을 승급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다.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를 통한 보너스 항공권 구매와 좌석승급 기준이 비슷하다. 마일리지 유효기간은 10년이다.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기준으로 보너스 항공권을 사는 경우 7만(일반석 기준 평수기) 내지 10만5000(성수기) 마일이 필요하다.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이 일반석에서 2등석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면 대한항공은 8만(평수기)~12만(성수기) 마일이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은 6만(평수기)~9만(성수기) 마일을 공제한다.
두 항공사를 이용해 인천과 뉴욕을 오갈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는 편도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6979마일, 아시아나항공은 6882마일이다.
항공사와 카드사의 제휴로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기준을 제한하고 있다.
항공기 전체 좌석 중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사용해 잡을 수 있는 좌석의 수는 5~15% 수준에 불과하다. 성수기에는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좌석이 아예 없다. 소비자가 쌓은 마일리지가 충분해도 좌석 예약을 할 수 있을지는 때마다 달라지는 것이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좌석 승급은 ‘하늘의 별따기’다. 항공사 고위 임원은 “비즈니스(2등석) 전체 좌석 중 이코노미 승객이 마일리지를 이용해 승급할 수 있는 좌석은 1~2석에 불과하다”면서 “비즈니스 좌석의 예약 현황과 성수기·비수기에 따라 마일리지 승급좌석 수가 수시로 바뀌므로 일찌감치 예약해야 좌석승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