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2000선을 넘나들며 잘나가던 코스피가 돌연 1970선으로 추락한 뒤 기운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줄기차게 '바이 코리아'를 외치던 외국인이 갑자기 달라졌다. 기관의 펀드환매도 여전히 걸림돌이다.
28일 오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2포인트(0.13%) 내린 1969.04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좀처럼 1970선 초반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런 코스피 급락에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비관론자들은 어닝시즌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못미더운 데다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2000선 지지 심리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내외 펀더펜털(기초체력)이 꾸준히 개선 중인 만큼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희망적인 진단도 나온다.
문제는 현재까지 발표된 기업실적이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4분기보다 양호하긴 했지만 예상을 밑도는 성과가 발표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에게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에는 여전히 신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내수 반등 신호가 약하다는 점도 한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9% , 전년대비 3.9% 성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민간소비 둔화와 설비투자 감소, 수출 증가가 내수에 미치는 낙수효과 약화 등 부담 요인이 여전하다. 분명한 내수회복을 전망하려면 추가적인 지표 개선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피 재반등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한국에 우호적인 국면이라는 점을 주시했다. 미국 경기는 한파 탈출 후 호전되고 있다. 중국은 경기 확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관련 악재가 추가로 불거질 위험이 낮다. 유럽도 차츰 회복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하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주 우크라이나 유혈사태가 재발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긴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리스크일 뿐 대내외적으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