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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아킬레스건](4) 초고령사회 진입 : 급증하는 사회적 부양비의 무게
[韓경제 아킬레스건](4) 초고령사회 진입 : 급증하는 사회적 부양비의 무게
  • 권의종 주필
  • 승인 2026.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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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소득감소한 고령 가구, 필수 생계비-의료비 외 소비를 자제...자산 시장의 대대적인 왜곡을 부채질

-권의종(경영학 박사·경제·금융 칼럼니스트)/이왕로(이학박사 ·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

전 세계 유례없는 속도 : 초고령사회가 가져온 거시적 충격

[권의종-이왕로 박사] 대한민국은 전 세계 인류 역사상 그 어떤 국가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구 고령화의 폭주를 목도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 진입은 단순히 노인 인구가 늘어났다는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 시스템 전체의 유효기간을 위협하는 전대미문의 구조적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든 지 불과 수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수직 직행하는 가파른 속도는, 과거 수십 년에 걸쳐 고령화에 대처하며 충격을 완충했던 유럽이나 일본의 사례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빠르다.

문제는 사회적 인프라나 국가 재정, 제도적 안전망이 고령 인구 폭증을 받아낼 체질을 갖추기도 전에 수치상의 전환이 너무 급격히 일어났다는 점이다. 거리에 노인층의 비중이 늘어나는 변화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 본질은 사회 전체의 생산성은 둔화하는 반면 소비 형태는 지출 억제형으로 변화하며 내수 동력이 서서히 꺼져간다는 데 있다.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든 고령 가구는 필수 생계비와 의료비 외의 소비를 극도로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경제 전반의 자금 순환 속도가 떨어지고, 시장의 역동성은 급격히 냉각된다. 과거 성장을 견인했던 가계의 저축과 투자 동력 역시 고령층의 자산 동결 현상과 맞물려 마르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경제적 귀결은 '노년부양비'의 가파른 상승

초고령화는 또한 자산 시장의 대대적인 왜곡을 부채질한다. 대한민국 고령층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구조 속에서, 소득이 끊긴 노년층은 자산을 유동화하지 못한 채 '자산은 있지만 가난한' 상태에 갇히게 된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을 낳거나, 반대로 생계비 마련을 위한 급매물 출회로 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리스크를 품게 만든다. 인구 구조의 고령화가 경제의 근육을 약화시키고 자산 시장과 내수 시장을 동시에 냉각시키는 가공할 무게로 작용하는 이유다.

초고령사회가 가져오는 가장 치명적인 경제적 귀결은 '노년부양비'의 가파른 상승이다. 노년부양비란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고령 인구의 수를 뜻하는데, 이 수치가 직각에 가까운 기울기로 치솟고 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생산인구 다수가 적은 수의 노인을 부양하며 비교적 가벼운 사회적 부담을 공유했으나, 이제는 일할 사람 한두 명이 노인 한 명의 연금, 의료, 돌봄 비용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구조로 급변했다.

이 같은 부양비 폭증은 현역 노동 세대인 청년층과 중장년층에게 감당하기 힘든 조세 및 사회보험료 부담으로 직결된다.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 노인장기요양보험료, 그리고 소득세율의 인상은 근로자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을 직접적으로 갉아먹는다.

폭증하는 사회적 부양비: 청년층의 어깨를 짓누르는 조세 압박

자신이 피땀 흘려 번 소득의 상당 부분이 자신의 미래나 자녀 세대의 교육에 쓰이지 못하고, 거대한 고령층 부양 재정으로 흡수되는 구조 속에서 청년 세대는 심각한 체증과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노동 의욕을 저하시키고, 노동 현장에서의 이탈이나 해외 유출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결국 급증하는 사회적 부양비는 단순한 재정적 수치의 문제를 넘어 세대 간의 극심한 갈등과 균열을 초래하는 도선이 된다. "왜 우리가 부담만 지고 혜택은 받지 못하는가"라는 청년층의 의문과, "국가를 위해 일해 온 노년층을 부양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는 기성세대의 논리가 충돌하면서 사회적 합의 시스템 자체가 마비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세대 간 상생의 고리가 끊어지고 부양 부담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될수록, 한국 사회가 치러야 할 정치적·사회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령화율 20% 돌파는 국가 재정 운용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국가 예산 중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도로·교통·수자원 등 SOC 투자나 미래 핵심 기술 R&D, 교육 등 국가 성장 동력에 투입되어야 할 가용 예산을 빠른 속도로 침식하고 있다.

말 그대로 국채 발행과 세수 상당 부분이 과거를 보전하고 노후를 돌보는 '소모성 복지 지출'로 쏠리면서, 미래를 향한 투자의 여력은 갈수록 바닥나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 재정의 파탄 위기와 구조개혁이라는 외통수

특히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험 재정의 적자 폭 확대는 재정 파탄의 위험을 가시화하고 있다. 노년기 만성 질환 증가에 따른 의료비 폭증은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 시점을 앞당기고 있으며, 이는 국가 재정 투입 없이는 시스템 유지가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고 있다.

복지 재정의 팽창을 방치할 경우 국가채무비율은 급격히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국외 자본 유출이라는 거시경제적 위기로 이어질 위험을 배가시킨다.

이 혹독한 현실 앞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고령층의 은퇴 시기를 연장하고 정년을 조정하여 생산활동 기간을 늘리는 노동시장 개혁, 복지 지출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과도한 의료 쇼핑을 방지하는 제도적 수술, 그리고 사회적 부양 체계를 공공과 민간이 분담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초고령사회라는 묵직한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선심성 복지 포퓰리즘과 지출 관성을 완전히 끊어내고,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하는 고통스러운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필자 소개

  권의종(왼쪽)-이왕로(오른쪽) 박사

권의종| 경영학박사 · 경제 경영 칼럼니스트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 신보에이드 대표이사, 호원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사)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와 《금융소비자뉴스》 주필

이왕로| 이학박사 ·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조지아공과대학교 방문학자로 활동

전북대학교 교수로 30년간 재직. 물리화학, 재료과학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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